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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2.21 콜로노스의 숲 * E.M.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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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단편소설에 재미를 붙이지 못하는 이유는 짧은 이야기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잡아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내 능력의 한계와 마주치게 되기 때문에 아예 읽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전작주의'라는 틀에 껴있으면 해당 작가의 작품들에 욕심을 내게 된다. 그중에는 장편에만 매진하는 경우도 있지만 간간히 단편선집으로 이야기가 묶어서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 고민하게 된다. 저 책을 읽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단념해도 자꾸 뒤돌아 보게 되고 미련이 느껴진다. 그리고는 작가에 대한 기대와 믿음으로 책을 읽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전집을 갖춰놓겠다는 욕심 때문이기도 하지만.


목가적인 느낌을 암시하는 제목과는 다르게 단편들의 이야기는 우울하고 비극적이었다. 처음에는 동화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되지만 엔딩들이 하나같이 죽음이나 소멸, 실종등으로 마무리 된다. 개중에는 교훈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착한 이야기들도 있지만 거기에도 그 누군가는 죽는다. 죽음이 늘 가까이에 있는 듯한 느낌. 하지만 친구같은 친근한 존재라기보다는 받아들이기에는 힘들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체념에 가까운 인정.


얻은 게 있다면 포스터가 긍정하는 인간상과 부정하는 인간상이 극명하게 드러난다는 거다. 그가 혐오하는 인간부류의 테두리의 감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은 여러 단편들을 읽으면서 얻을 수 있던 소득이다. 자연에 대한 동경에는 박수를 인간의 욕심으로 만들어낸 인위적인 연출에는 찬물을. 그들에게 소중한 것을 앗아감으로써 이야기 속 인물들에게 벌을 내린 건 아닐런지. 매 이야기마다 등장하는 도도하고 오만한 인물들을 결국에는 거만하고 미련한 인물들로 끌어내리는 글 솜씨는 이 소설에서도 빛났다.

Posted by 마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