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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3.23 파리대왕 * 윌리엄 골딩

정말 오랜만에 올리는 책에 대한 감상이다.^^;

‘파리대왕’을 읽어 보기로 마음먹었던 건 스티븐 킹의 ‘내 영혼의 아틀란티스’를 읽으면서였다. 그 책에는 ‘파리대왕’이라는 소설이 아주 중요하게 언급돼 있었기 때문에 책을 읽어보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였다. 나는 소설 속에서 어떤 소설이 언급되면 그 책을 꼭 한 번쯤 읽어봐야될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작가는 이미 읽었을테니깐, 그 사람도 읽어보았다면 괜찮은 책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태평양의 어느 무인도로 불시착한 비행기 안에는 대여섯살난 꼬마부터 열두세살 된 소년들이 타고 있었다. 어른들은 한 사람도 살아남지 못했다. 소년들은 어른들이 없다는 두려움에 처음에는 많이 혼란스러워 하지만 차츰 그들 나름대로의 체계를 만들어간다. 소라로 상징되는 발언권과 무리의 우두머리 선출. 오두막을 짓는 등, 그들이 전에 살았던 문명세계의 상징들을 섬에 재현한다. 여기에서 눈에 띄게 대비되는 두 인물이 나오는데 랠프와 잭으로 그 둘은 처음에는 서로 화합하는 긍정적인 관계를 보여주지만 후에는 두 사람의 캐릭터가 서로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결국 그 둘이 앙숙이 될 것임을, 타협할 수 없고 조화를 이룰 수 없는 관계임을 암시한다.

랠프는 처음에 무리의 지도자로 선출된다. 내용에서도 언급이 되지만 잘생긴 얼굴에 당당한 체격등으로 묘사되며 책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는 뚱뚱하지만 똑똑한 돼지의 도움을 받아 규칙을 만들고 질서를 확립한다. 그리고 그의 최우선의 목표는 섬에서의 구조이며 수단은 지나가는 배가 알아볼 수 있게끔 봉화를 피워놓는 것이다. 이에 대비되는 인물은 잭이라는 인물로 그는 어두운 캐릭터이다. 그의 첫인상은 어둡고 거친 캐릭터로 권력욕이 강하며 강압적으로 무리를 통솔하려 한다.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섬에서의 생존이며 수단은 사냥이다. 처음에는 랠프를 돕지만 후에는 무리들중 반대 세력을 끌어모아 그만의 무리를 만들고 세력과 권력에 있어서 상황역전을 시킨다.

어른이 아닌 아이들이 등장하지만 이 소설은 잔인한 모험소설이다. 인간의 본성은 악하고 잔인하다고 책의 바탕에 깔려있다. 혼자서는 살인하는 게 힘들고 불가능할지 모르지만 무리가 되고 권력을 가진 자의 명령이라면 살인도 가능하다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들은 죄책감조차 느끼지 못하며 양심에 대한 가책을 느끼는 것은 랠프뿐이다. 한 사람이 무고하게 희생되지만 그들은 그 사실을 대놓고 인정하지도 않으려하고 오히려 묻어버리려고만 한다. 보호해줄 수 있는 세력이 없고 권력을 가진 자가 악한 캐릭터라면 그 밑의 사람들도 복종차원에서 충분히 악해질 수 있다는 것을 작가는 말하고자 했던 것일까?

책의 내용에 동의해 버리면 나 역시도 인간인데 내 안에도 잔인하고 악한 본성이 남아있다는 얘기가 되고, 그 사실은 무척 괴롭고 인정하기 어려운 사실이 될텐데.. 하지만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건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혼란의 원인은 인간이다. 인간이 만든 무기로 전쟁을 하며 인간을 위해 자연을 훼손한다. 그리고 책의 내용이 별다른 거부감없이 받아들여진다는 점에서 나 역시도 그동안 암묵적으로 그렇게 느끼고 살아왔다는 얘기인가?

많은 걸 느끼고 고민하게 하는 책이었다. 다만 민음사판 파리대왕, 번역은 정말 아니다싶다. 분명 한글로 써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석할 수 없는 문장이 한 두개가 아니었으며 어려운 한자말로 번역을 해논 게 있어서 여전히 그 뜻이 뭐였는지 알 수 없는 단어도 있다. 번역을 제2의 창작이라고 하지만 읽는 사람을 너무 고되게 만들어 놓은 건 아닌지 묻고 싶다. 번역물이라면 독자에게 의미전달이 제대로 될 것인지 좀 더 살펴봐야 되는 거 아닌가??! 읽다가 화가 나서 한숨을 푹푹쉬며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모른다. 후==33

민음사판 파리대왕은 번역이 정말 짜증날 정도로 조잡합니다. 파리대왕을 읽으시려거든 민음사 꺼는 피해주세요^^ 읽다가 정말 화납니다. 10대들에게 어울리는 어투도 아닐뿐더러, 제대로 검증하고 내놓은 건지 의심될 정도입니다. 딴 거 보십시오. 이건 아닙니다. 명작을 이렇게 망쳐놓다니!!!

Posted by 마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