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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7.26 안녕 내 사랑 * 레이먼드 챈들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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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슬립’을 끝으로 필립 말로와 이별한 지 2년여만에 그를 다시 만났다. 2년의 텀이 생긴 건 책이 재미없었다거나 지루해서가 절대 아니었다. ‘빅슬립’과 ‘하이 윈도’는 도서관에서 빌려본 관계로 두 권을 끝으로 빌려 읽기를 중단하고 전집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자금적인 상황도 그렇고 신간과 기타 책들에 밀려 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을 뿐이다. 책에 갖고 있던 기대감이나 재미는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나한테 미안할 뿐.

레이먼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 시리즈의 매력은 바로 주인공 필립 말로에 있지 않을까? 나는 그가 정말 마음에 든다. 시니컬한 태도, 건방지면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 그의 갈구는 말빨은 한싸가지(^^;)하는 나에게 긴장감마저 느끼게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정사정 봐주는 그의 인간적인 면을 보고 있노라면 이 사람을 좋아하지 않고는 못 베길 것 같다. 겉으로는 미인에게 강하지만 속으로는 꿍꿍한 생각을 하는 그의 검은 흑심마저 귀엽게 느껴질 정도니 나는 필립 말로에게 정말 콩깍지가 씌였나보다.

이번에 전집 6권중 앞서 읽은 2권 빼고 4권을 한꺼번에 구입했다. (2권은 나중에 구입할 예정) 출간 순서대로 읽을 예정이라 이번에 읽은 건 ‘안녕 내 사랑’이다. 아직 필립 말로를 만나보지 못한 분들을 위해 약간의 캐릭터 설명을 보태자면 그의 직업은 탐정이다. 그가 살고 있는 시대적인 배경은 1940년대, LA다. 그래서 심심치 않게 할리우드가 언급되고 스타일은 하드보일드하다. 냉혹한 탐정의 세계보다는 현란한 조명으로 살짝 가려진 화려한 무대 뒤의 어두운 모습이 주된 소재이다. 때문에 책을 읽다보면 작가 레이먼드 챈들러의 시대를 바라보는 시각이 드러난다. 회려하지만 결코 화려하지 않은, 깔끔해 보이지만 실상은 범죄에 찌든.. 책에는 그런 모습들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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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간 남편을 찾아달라는 주부에게 일을 의뢰받고 찾아간 흑인 술집. 그 앞에서 말로는 덩치가 아주 큰 무스 맬로이라는 남자를 만나 술집까지 동행하게 된다. 그는 8년 전에 헤어진 옛애인을 찾는 중이었고 그 술집은 8년 전 그녀가 일했던 곳이다. 하지만 감옥에서 방금 나온 그는 흑인들의 술집으로 바뀐 그 곳에서 사라진 애인을 찾으려다 실수로 사람을 죽이게 된다. 동행했다가 괜한 사건에 휘말린 필립 말로는 도망친 무스 맬로이를 찾는 일에 끼게 되고 그와중에 사라진 비취목걸이를 되찾으러 가는 길에 함께 동행해 달라는 린지 매리엇의 의뢰를 받게 된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인물들간의 관계가 다소 복잡하게 그려진다.(라는 표현이 맞을까 아님 등장하는 인물이 많았다 가 맞을까.--a 가물..) 때문에 이름들이 헷갈려서 초반에는 어질어질 했다. 하지만 점차 인물들이 안정적으로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자리를 잡고 본격적인 필립 말로의 활약이 펼쳐진다. 이번에는 몸으로 많이 떼우는 편이다. 마약주사 좀 맞아주시고 인디언 건달(?)한테 목도 졸려주시고 육체적인 고생을 하는 편이다. 하지만 특유의 빈정거림은 잃지 않은 매력적인 탐정모습 그대로다.

1인칭주인공시점이기 때문에 상황을 바라보는 필립 말로의 시선이 그대로 전해지는데 겉으로 드러나는 그의 냉소적인 태도 안에 인간적인 따스함이 배어있음을 느끼게 된다. 비록 범죄를 저지르는 인간이지만 악한 이로 그리지 않는다는 점 또한 이 시리즈의 매력인 것 같다.

Posted by 마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