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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10.07 바그다드 카페 (Bagdad cafe)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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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하고 뿌옇고 탁한 느낌을 주는 사막 도로 한가운데, 남편과 싸우고 헤어진 쟈스민은 정처없이 걷는다. 한편 라스베가스 근처 사막 도로변에 있는 바그다드 카페에서는 오늘도 할 일 없이 빈둥거리고 심부름조차 제대로 못하는 한심한 남편에게 잔소리를 하는 카페의 여주인 브렌다가 있다. 브렌다는 결국 참다못해 남편을 내쫓는다. 카페에는 묵묵히 자기 일을 하긴 하는데 어딘가 어설픈 종업원과 떠돌이 단골들, 그리고 브렌다의 아이들만 남아있다. 정처없이 사막을 걷던 쟈스민은 바그다드 카페에 도착하고 허름하고 낡고 지저분한 바그다드 모텔에 손님으로 묵게 된다. 카페 장사도 잘 안되고 남편 때문에 속만 상한 브렌다는 불친절하고 의심스러운 눈길로 수상한 여행객인 쟈스민을 손님으로 받는다. 하지만 여전히 이 정체불명의 외국인(독일) 여자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진 못한다.

영화의 첫인상은 덥고 무료하고 지저분하고 탁하다. 보고 있자니 숨이 탁 막힌다. 그렇지만 어디선가 귀에 익은 재즈음악 calling you라는 노래가 낮게 깔린다.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그 음악 덕분일까? 딸랑 옷가지만 갖고 남편과 헤어져버린 쟈스민이 너무 처량해 보인다. 바그다드 카페의 여주인인 브렌다는 남편 교육시키랴, 아이들 돌보랴, 커피기계까지 말썽인 카페 관리하느랴 오늘도 치열하고 짜증나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쟈스민과 브렌다, 이 두 여인 무언가 심상치 않다. 각자 독특한 아우라를 풍긴다. 영화 '바그다드 카페'는 이 두 여인의 이야기가 담긴 영화이다.

덩치는 어디가서 안 빠지지만 마음하나는 따뜻한 쟈스민은 포근한 아줌마였다. 이 아줌마의 돌출행동으로 카페 여주인인 브렌다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지만 그 상황이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지만 모텔손님이 모텔주인을 배려해 그런 황당한 행동을 하다니.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부분이다. 쟈스민의 성격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그녀로 인해 버려진 카페나 다름없던 바그다드 카페는 조금씩 바뀌어가고 삐뚤어지고 자꾸 모진 말만 하던 브렌다의 가려졌던 따뜻한 마음이 조금씩 열리는 계기가 되니 말이다. 쟈스민만의 욕 들어가면서 결국엔 친구되기는 지금 생각해도 황당하지만 재밌고 신선한 접근방법이다^^;

억세고 드센 사막의 여인 브렌다와 독일에서 여행왔다 어쩌다가 나그네가 되어 버린 쟈스민과의 우정 만들기. '바그다드 카페'는 첫인상과는 너무너무 다른, 따뜻하고 독특하지만 공감할 수 있는 두 여인의 우정, 그리고 사람과의 정을 담은 재미있고 인상 깊은 영화였다. 그리고 영화내내 흥겨운 재즈음악을 들을 수 있는 분위기 있는 영화이기도 했다.

++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쟈스민이 처음 모텔방에 들어갔을 때 Feel받은 그림, 그거 혹시 쟈스민이라는 이 여인 자체를 의미하는 복선이 아니었을까? 두 개의 빛이 반짝였던 그 그림은 다 무너져 가는 바그다드 카페에서 희망의(?) 빛이 되준 쟈스민을 암시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사막의 노을이다. 아름답게도 보이고 답답하고 불길하게도 보였던 주황빛 사막 노을말이다.

Posted by 마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