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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21 도시탐험가들 * 데이비드 모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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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 칼라일은 애즈버리 파크라는 해안리조트에 '패러곤 호텔'을 짓는다. 백만장자 칼라일은 이 호텔을 직접 디자인하고 호텔 내부는 화려한 인테리어로 꾸몄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혈우병 환자로 타인에 대한 경계와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살다가 노년에 자살한다. 그가 죽은 뒤 호텔은 문을 닫게 되고 애즈버리 파크는 과거의 안녕을 뒤로 하고 시대의 변화에 점점 잊혀져가는 도시가 됐다. 대학 교수 콩클린, 그의 옛제자 비니, 콜라, 릭, 그리고 이들의 탐험을 기사로 쓰려하는 기자 발렌저는 버려진 '패러곤 호텔'을 탐험하기로 한다.

호텔을 지은 칼라일이라는 인물의 캐릭터 설정과 그에 얽힌 사연들이 패러곤 호텔의 음산함과 비밀스러움을 더했고 저주스럽게 느껴졌다. 등장인물 중 대학교수인 콩클린의 입을 통해 듣게 되는 이 호텔의 이야기가 마치 옛날 이야기들 듣는 듯 했다. 일행은 호텔의 펜트하우스로 올라가는 동안 많은 사건을 겪게 된다. 그런 소소한 사건들과 함께 기존 인물들의 퇴장과 새로운 인물들의 등장변화가 이 책의 재미요소라고 생각된다. 눈 앞에 닥친 어려움들을 해결해 가며 점점 목적지에 가까워지는 구조. 한편의 모험소설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도시탐험가들>은 단순히 호텔 탐험만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다. Creeper라고 불리는 도시탐험가들은 지금은 누구도 찾지 않는 관심밖의 장소들에 관심을 갖고 그 자취를 따라간다. 과거의 영광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 가치를 알아주려는 사람들. 시대의 번영과 쇠락을 함께 한 많은 건물들이 있다. 언젠가 철거될 운명을 맞이할 곳들이지만 과거의 안녕을 기억해 주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영화 <람보>의 원작자로 유명한 작가인 데이비드 모렐은 글을 쓸 때 전문성을 위해서 직접 체험을 하고 글을 쓴다고 한다. 그의 그런 정성은 책 속에 등장하는 소품들에서 느낄 수 있었다. 가령 밧줄의 끝 매듭을 왜 묶어 놓는지, 실제로 건물 탐험에 쓰이는 도구들은 어떻게 사용되는지 묘사한 부분은 단순한 상상이 아닌 실제 경험에서 나오는 지식을 풀어놓은 듯 해서 리얼함이 느껴졌다. 시간순으로 구성된 챕터도 책을 읽는데 적당한 호흡을 유지하게 해준다.

내가 생각하는 잘 쓴 스릴러 소설이란 흔하지 않은 소재, 억지스럽지 않은 자연스러운 전개, 마지막으로 긴장감의 유지이다. <도시탐험가들>은 이 세박자를 충족하는 소설이었다. 그래서 읽는 동안 정말 즐거웠다. 스릴러라는 장르에 충실하고 깔끔하게 쓰여진 소설이다. 또한 버려진 호텔에서 벌어지는 탐험가들의 8시간의 사투가 지루해할 틈을 주지 않는다. 한마디로 담백하다. 내가 좋아하는 참치통조림에 비유하자면 기름기를 쏙 뺀 그래서 먹었을 때 입에 착착 감기는 맛이다. 오랜만에 강력 추천하고 싶은 소설을 만나서 기분이 좋다. 스릴러 장르를 좋아한다면 이 소설을 읽으면서 기대했던 재미와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Posted by 마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