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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19 눈뜬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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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원인모를 실명사건으로 온 나라가 혼란과 무방비상태에 휩싸였던 그곳이 이번에 선거를 치뤘다고 한다. 선거날 아침 날씨가 참 지랄맞게(^^;) 구렸는데 역시나 사람들의 투표참여율은 저조했다. 수도의 투표참여율이 너무 상식이하라고 판단한 정부는 수도의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선거를 다시 치르기로 한다. 그런데 첫 번째 선거와는 다르게 높은참여율을 보였지만 절반이 넘게 백지투표가 나왔다. 수도국민들의 정권에 대한 도전이라고 제 멋대로 받아들인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하고 수도에 국민들만 남겨놓은 채 수도를 빠져나간다. 수도를 둘러싸고 허락없이 수도를 빠져나오려는 국민은 가만두지 않겠다고 경고하는 정부. 수도에는 경찰도 없고 군대도 없는 상황이지만 국민들은 너무나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 국민들이 괘씸하다고 생각돼서, 쉽게 말해, 삐쳐서 집을 나온 정부의 고위관료들은 어! 이게 아닌데하는 상황을 맞이한다. 일단 나오긴 했는데 다시 들어갈 구실을 찾지 못하는 정부는 무슨 방법을 써서 다시 수도로 들어갈 것인가.

정부가 집을 나가다니. 그것도 밤에 몰래. 근데 이를 어째? 정부가 없으면 안될 것 같던 국민들이 정부가 없어도 잘만 돌아간다. 집 나간 정부꼴만 우스워졌다. 이 사태를 주도했던 내무부장관과 총리는 입장이 곤란해졌는데 이분들이 또 하이애나끼가 있어서 잔머리와 간사함이 장난이 아닌 분들이시다. 수도에 스파이들을 심어놓고 밤에 몰래몰래 전화를 걸어 상황을 통제하려하지만 그게 잘 안 된다. 쯧쯧.

<눈뜬 자들의 도시>는 여러상황을 복합적으로 보여준다. <눈먼 자들의 도시>에서 수용소를 빠져나온 뒤의 안부가 궁금했던 의사와 의사부인도 오랜만에 출연하시고 그분들과 함께했던 분들도 안정을 찾고 잘 살고 계셨다. 하지만 그분들은 1탄의 주인공들이시고 2탄(?)인 <눈뜬 자들의 도시>는 정부의, 권력에 눈이 먼 관료들이 주인공이다. 이 사람들은 4년전 그런 일을 겪고 이제 솓뚜껑만 봐도 놀라게 된다. 정치에 큰 기대가 없어서 백지투표를 했고 어쩌다 그 수가 좀 튀었을 뿐인데 이 사람들을 비정상취급하고 법에 명시된 비밀투표임에도 온갖 방법을 동원해 백지투표한 사람들을 알아내려 한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 것일까? 왜 알지 못해서 안달일까? 권력을 가진 그분들은 실은 겁쟁이였던 거다. 이기적이고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들이다. <눈뜬 자들의 도시>는 그분들이 보여주는 개그콘서트다. 그런데 너무 진지해서 웃을 수가 없다. 국민들은 괜찮다는데 왜 자기들이 저 난리냐고!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멀쩡한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려 하고 미디어를 이용해서 자신들을 포장하려는 못난 정부. 이런 정부니까 국민들이 백지투표를 한 거지.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몇가지 낯익은 상황들이 오버랩된다. 누군가는 없던 죄도 만들어야 하고 정황상 범죄자가 되어서 상황도 마무리 해주어야 하고 그리고 또 누군가는 양심고백을. 이거 어디서 많이 본 시추에이션인데.

번역된 제목이 참 여러가지 해석을 하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결론 지었다. "눈 뜨고도 당할 수밖에 없는 그 무엇(-0-)" ex) 세뇌. 사기. 기만. 모욕. 배신. 미행. 그리고 죽음

Posted by 마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