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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13 굽이치는 강가에서 * 온다 리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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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남,녀 다섯이 각자의 사연을 갖고 가스미의 집에 모인다. 그전에 이들에게는 각자에게 수수께끼같은 사연들이 있었다. 너무 어릴 때 겪은 일이라 마리코만 까맣게 잊고 있었을 뿐이다. 연극공연 때 쓸 배경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모인 거지만 분위기는 점점 이들의 유년시절에 일어났던 살인사건에 쏠리고 이제 하나씩 실체가 벗겨진다.

온다 리쿠여사! 대체 소화할 수 없는 장르가 있기나 한 걸까? 이렇듯 이야기를 유려하게 풀어가는 그녀의 신기들린 필력. 솔직히 처음에는 이야기에 몰입하기가 어려웠다. 요시노와 가즈미의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묘사하는데 왠지 찬양조의 이야기로 들렸기 때문에 작가님이 잠시 소녀들의 아름다움에 빠지신듯 보였다. 하지만 점점 미스터리적인 이야기가 펼쳐지고 조각조각 이야기가 던져진다. 끝까지 책을 놓을 수 없는 몰입감을 유도한다. 호호. 그래도 즐거웠다. 정말 궁금하니까. 도대체 그 옛날 그 강가에서 무슨 일이 있었났던 건지 너무 궁금했다. 혹시 이 소녀들이 괴물같은 살인자들은 아닐까하고. 그럼 정말 안 되는데하는 마음으로.^^

나는 이 소설에서 미스터리적인 재미를 충분히 맛보았다. 예쁘고 발랄한 생기넘치는 바람직한(?) 소녀들만 등장해서 이게 온다 여사님이 갖고 있는 소녀들의 세계관인가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런 걸 떠나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재밌었다. 두근거리기도 했고.

굳이 추리가 아니어도 좋았다. 이야기 자체에 몰입해서 진행되는 그대로 내 생각을 맡겼다. 모든 걸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마음으로.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책을 좋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읽은 사람들의 평이 많이 엇갈리는 편이다. 하지만 나는 책을 이렇게 읽었다. 그리고 충분히 즐거웠다. 그러면 됐지. 뭐.

옛날 이야기를 하나 하겠다.
이미 잊혀진 이야기, 빛바랜 과거의 이야기.
평범하고 지루한 어느 여름날의 이야기.
우리의 사랑, 우리가 저지른 죄, 우리의 죽음에 대해.

책을 덮고 지금은 아무도 타지 않을 강가의 그 쓸쓸한 그네가 뇌리에 자꾸 맴돈다. 쓸쓸하다. 그리고 안타까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참 다행이다. 그래도 결국엔 서로 용서하고 이해하니까. 어른다운 조숙함도 보인다. 아니 당돌하달까? 그렇지만 순수하다. 유년시절의 추억을 보듬을 수 있었으니까. 그래서 여린 주인공들이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이 소설은 남성 독자보다는 여성 독자에게 맞을 책인 것 같다. 책에 묘사된 예쁘거나 멋있는 선배에게 품는 동경을 남성 독자가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여고를 나온 독자라면 오해없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듯 하다. 그 묘한 감정을 말이지.^^

Posted by 마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