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의학도가 여행을 통해 남미의 어두운 면들을 몸소 경험하면서 부조리를 느끼고 혁명에 뛰어든다. 쿠바의 혁명가 피델 카스트로를 만나며 동지들과 함께 게릴라전을 통해 마침내 쿠바의 혁명을 이룬다. 그리고 몇 년후 그는 또다른 남미인 볼리비아에서 서른 아홉의 나이로 숨을 거둔다. 책의 처음에는 몇 장의 체 게바라 사진이 나온다. 그중에 내가 보고 또 본 사진이 있다면 전장의 한복판에서 괴테의 전기를 읽고 있다는 설명이 붙은 사진 한 장이다. 초췌한 모습에 시가를 물고 누워서 그 두꺼운 책을 보고 있던 그의 모습이 너무 흥미로워 보였다. 책의 여러군데에서 체 게바라는 지독한 독서광이었다라는 말이 나온다. 무장투쟁을 하던 게릴라와 책이라...
사실, 빠른 전개에 그리고 읽기 힘든 스페인 이름들에 고삐를 놓쳐버린 적도 많았다. 그래서 책 볼때 좀처럼 메모를 하지 않는 내 기억속엔 지금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 밖에 남아있지 않다. 하지만 체 게바라에 대한 이미지는 남아있다. 내가 감히 이렇게 유명한 사람을 평가할 순 없지만 그는 분명 귀감이 되고 존경을 받을 만한 업적을 이룬 인물이다. 혁명에 성공했고 권력에 물들지 않았으며 인간을 사랑한 휴머니스트라고 말하고 싶다. 사실 평전속에서 그는 영웅아닌가.
그렇다고 이 책이 잘 쓰여진 책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작가인 장 코르미에는 체 게바라를 너무 사랑한 것 같다. 체 게바라에 대한 정보는 얻을 수 있었지만 이 책에서 체 게바라는 너무 완벽해 보인다. 평범함은 그 어디에도 비춰지지 않는다. 그래서 사실 체 게바라가 너무 멀어보인다. 그를 가까이 느껴보고 싶었는데 체 게바라는 닿을 수 없는 저 위에 있는 사람인 것 같다. 그래서 이 평전하나에 만족할 수가 없다. 시중에 나와있는 체 게바라가 직접 쓴 저서들을 읽어보고 싶다. 그걸 통해 체 게바라를 좀 더 가까이에서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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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 자서전 읽으시면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지실듯^^
마빈 2006.01.25 00: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핫! 안그래도 자서전 생각을 했답니다 (^^)
피아졸라 2006.01.25 09: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도서관에서 체 게바라 평전을 세번 빌려선 세번 다 첫장도 안읽고 그대로 반납한 경력이 있어요. ; 왜 쉽게 읽히지 않는 걸까 저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별달리 책을 편식하는 편은 아닌데요. 요즘 너무 동인지만 읽어서 그럴까요?
마빈 2006.01.25 21: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사실 이 책이 재밌지는 않았답니다. 평전이라는 생각보다는 너무 한 사람의 족적을 간략간략 나열해놓은 것 같아서 집중하기도 힘들었고요. 사실 중간에 몇 번 언능 체 게바라 죽는 게 나와야 될텐데..하는 못된 생각도 했답니다.기회되면 체 게바라 자서전을 읽어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