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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3.25 푸코의 진자 * 움베르토 에코 (16)

지난 1월말에 움베르토 에코의 '푸코의 진자'를 구입하고 얼마전에야 책을 다 읽은 마빈씨와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음.. 많이 초췌한 모습인데요, 소감 한 번 들어보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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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책을 붙잡고 계셨다는데 대략 기간이 어느정도 걸리셨는지요?
지난 3월6일부터 읽기 시작했으니깐, 대략 20일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꽤 긴 시간을 저와 함께했군요.^^

어떤 계기로 책을 구입하시게 됐죠?
지금도 그 인기가 여전한 '다 빈치 코드'라는 책을 읽어보면 가장 핵심 키워드는 성배였죠. 성배는 무엇이냐라는 수수께끼를 푸는 과정의 책이라고 표현해도 틀린 말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중세시대라는 단어만 들어도 저는 호기심이 막 생깁니다. 너무 신기하기 때문이지요. 우리나라의 역사뿐만 아니라 서양역사에서도 재밌게 들여다볼 수 있는 사건들이 정말 무궁무진 합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주로 중세와 관련해서 역사추리소설을 쓴 에코의 책들을 좋아했습니다. '푸코의 진자'는 겉모습의 디자인도 무게감이 느껴졌고요. 에코의 팬임을 자처하기 때문에 꼭 읽어야 되는 책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특별히 에코를 좋아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음.. 그는 정말 아는 게 많은 사람입니다. 도대체 그의 머리속에 몇명의 인간들이 살고 있는지 모르겠군요, 범상치 않은 사람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사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많이 궁금합니다. 그래서 그의 책을 통해 그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에코의 책은 읽는다기 보다는 도전해본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듭니다. 사실 굉장히 현학적이고 무게감이 있는 작품들이 많기 때문에 읽다보면 인내력이 필요할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의 책을 읽으면 성취감이 그만큼 큽니다. 아마도 책이 어렵기 때문이겠죠.

책을 읽으면서 이런 점은 힘들었다라는 점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시겠어요?
너무 너무 생소한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고 무엇보다 발음하기조차 힘든 라틴어들이 많이 나와서 그점이 지치더군요. 부담스러운 각주도 많고요. 그래서 이 책은 처음엔 각주 무시하고 순수한 텍스트만 읽고 나중에 두 번째 읽을 기회가 온다면 각주까지 읽으면서 다시 '공부'한다라는 생각으로 책을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멈추지 않고 읽는다는 건 너무 어려울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힘이 많이 듭니다. 무엇보다 내용이 눈에 잘 안들어왔고 줄거리가 확실하게 눈에 보이는 것은 대망의 3권에서 조금이나마 감을 잡을 수 있더군요. 그 전까지는 정말 어려웠습니다.

이 책은 어떤책이다라고 간략한 설명 좀 해주시겠어요?
성당기사단에 대한 이야기이죠. 공정왕 필립에 의해 와해된 성당기사단이 그 후로 어떻게 됐을까라는 게 핵심이죠.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세명의 주인공인 까소봉, 벨보, 디오탈레비, 이 세 사람은 성당기사단이 그 후로 어떻게 됐을까 추리해서 책을 내기로 하죠. 하지만 성당기사단의 후예들임을 자처하는 집단들이 암암리에 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위험이 닥칩니다. 아직 찾지 못한 성배가 남아있기 때문이지요. 결국 도대체 그 성배가 어디에 있고 무엇인가라는 수수께끼로 다시 옮겨집니다. 그 후에는 또 성배와 지도에 대한 얘기가 계속 전개되지요. 줄거리를 단순하게 얘기하는 것도 상당히 힘든 책입니다.

번역은 잘 돼있던가요?
사실 번역에 어려움이 많았을 책이라고 짐작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초판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타가 많습니다. 다행히도 책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주는 단어들에 오타는 별로 없었지만 그래도 왜 그렇게 썼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궁금한 오타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번역하기 까다로웠던 이 책을 번역해주신 이윤기 선생님도 많이 힘들었겠죠. 전반적으로 제대로 교정되지 못한 오타빼고는 만족스러웠습니다. 각주도 굉장히 열심히 준비하신 것 같았고요. 

이건 아주 중요한 질문인데요, 혼자 질문하고 대답놀이 하는 건 어떠신가요?
질문하고 대답하는 게 생각이 잘 트이지 않을 때 많은 도움을 줍니다. 반대로 이렇게 까지 해서 감상을 남기는 이유는 오죽했으면이라는 느낌도 들겠죠. 얼마나 생각이 잘 안났으면 이럴까라는.. 하지만 종종 공부할때도 그렇고 머리속에서 정리가 잘 안될 때 이런 식으로 질문카드를 만들면 신기하게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더라고요.

끝으로 앞으로 '푸코의 진자'를 읽을 예비 독자들에게 하실 말씀 없으세요?
에코의 대한 애정없이는 읽기 어려운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보다는 장미의 이름이 훨씬 재밌죠. 아마 '푸코의 진자'를 읽게 되면 '장미의 이름'이 더욱 돋보일 것 같습니다.
 
이상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편안한 하루 보내십시오~^^

Posted by 마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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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까우 2006.03.25 16: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렇게도 리뷰를 쓸 수 있는거군요..^^
    에코의 책은 정말 도전하려다가도 계속 포기했는데..
    꼭 한번 완독해보고 싶네요..^^

    • 마빈 2006.03.26 00:24  댓글주소  수정/삭제

      까우님, 다른 건 몰라도 장미의 이름은 꼭 읽어보세요^^
      전 정말 재밌게 봤는데, 특히 그 중세수도원의 분위기를 아주 잘 느낄 수 있었거든요. '푸코의 진자'는 아주 강추하는 책은 아닙니다. 하지만 장미의 이름은 꼭 읽어보세요!

  2. 스니키 2006.03.25 17: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권...
    장미의 이름이 저를 늘 지켜보고 있는 듯 합니다. 언제쯤 읽을런지;

    • 마빈 2006.03.26 00:25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시다면 이제 '장미의 이름'을 좀 달래주시는 것도! '밤의 피크닉'보면 그런 말 나오잖아요~ 중요한 건 타이밍이다 라고.

  3. BlogIcon HARA 2006.03.25 17: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움베르트 에코씨.... 정말 아는게 많은분이죠. 존경하는 분이기도 합니다.
    그분의 책중에선 아직 푸코의 진자는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오래전부터 '읽어봐야지...' 라고 생각은 하고있었는데, 잊고 있었군요.
    재미난 리뷰를 읽고났더니... 갑자기 막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장미의 이름이 확실히 재미는 있죠. 전날의 섬도 괜찮았습니다. 전날의 섬은.. 다 읽고나서 한동안 '멍.....' 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후후훗..

    • 마빈 2006.03.26 00:29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핫! 에코 좋아하시나 봅니다! 더더욱 반갑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읽은 에코 책중에 읽다가 중간에 잠시 미룬 건(사실 때려쳤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듯) 바우돌리노가 유일합니다. 정말 쓰린 기억이죠. 에코라는 사람은 날 알지도 못하는데 왜 그렇게 미안하던지. 다행히 이 책은 소재만큼은 흥미로워서 끝까지 읽었습니다.^^ (불끈!) 나중에는 아주 오래전에 읽다만 바우돌리노에 다시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4. 에쎈 2006.03.25 23: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그놈의 박물관을 빠져나오는 데만도 한달이 꼬박 걸렸다니까요. 진정 에코에 대한 애정이(나 그에 준하는 의무감이) 없으면 읽기 어려운 책입니다. 그건 전날의 섬도 마찬가지.(전 '전날의 섬'은 읽으면서도, 읽고 난 뒤에도 이게 뭔 소리야.-_-a, 했었는걸요)

    솔직히, 페이지의 90%를 점하는 각주는 좀 지양해줬으면 좋겠어요. 안그래도 떨어지는 가독성, 더 떨어뜨리게 만들지 않습니까. 인물 설명이 태반이라 솔직히 내용 이해에 별 도움도 되지 않고요.(물론,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마빈 2006.03.26 00:33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니 글쎄 각주중에 본문에 그냥 그렇게 써놔도 될 것을 각주로 표현해 놓은 게 한두개가 아니에요. 물론 원문에 충실하겠다는 역자분의 생각이 반영된 거겠지만, 그건 좀 아닌 것들이 몇군데 있더라고요. 책 읽기도 벅찬데 번역까지 제대로 신경쓰면서 읽을 수가 없었어요.^^;; 사실 처음엔 애정으로 시작한 거겠지만 나중에는 의무감으로 버텼다고 해도 틀린말은 아닐거예요^^a

  5. BlogIcon pooroni 2006.03.26 00: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에코 소설은 딴거보다 푸코의 진자가 젤 재미있었던것 같아요, 그런데 문답 형식의 리뷰는 정말 좋은 아이디언데요? 보통 리뷰같은것 쓰다보면 장황하고 난삽해지는데 읽기두 좋구 재미있구 신선해요 ^^

    • 마빈 2006.03.27 00:32  댓글주소  수정/삭제

      pooroni님은 푸코의 진자를 재밌게 보셨군요^^; 사실 저는 3권은 막 실마리가 풀리고 내용이 그때서야 눈에 들어와서 그부분만 재밌게 봤지 그 앞부분은 정말 어둠이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에코 할아버지의 소설은 몇 번 더 읽어야죠. 다음에 읽을 때는 또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궁금해요.

      앞으로 종종 기자불러다가 인터뷰 자주 갖어야겠네요. 쓸 때, 마치 뭐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잠시 들었습니다 (후후후)

  6. 光군 2006.03.26 07: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미의 이름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만. '푸코의 진자'와 '전날의 섬'은 웬지 사놓고 다 읽지못했습니다요

  7. BlogIcon Reese 2006.03.27 09: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미의 이름,, 은 제 인생에 꼽을 수 있는 몇 권의 책 중 하나예요. 푸코의 진자는 몇 년 전, 읽다가 덮었는데.. 다시 시도해 봐야겠어요^^

    • BlogIcon 마빈 2006.03.27 14:12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정말 장미의 이름 재밌게 봤어요. 특히 박식함이라는 건 이런 걸 말하는 거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었죠.
      저는 에코처럼 평생 공부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책도 많이 읽고, 여러분야에 관련된 지식을 쌓고 싶어요. 나중에 큰 재산이 될 것 같아요, 에코처럼.

  8. BlogIcon 설레는 마음 2006.04.07 11: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특별한 독후감이군요..한 때 독후감을 열심히 쓰다가 뜸해 졌는데, 도전을 느끼네요..

    • 마빈 2006.04.08 00:08  댓글주소  수정/삭제

      감상을 남기고 싶었는데 뭘 어떻게 써야할 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생각나기 좋게 저한테 질문을 해봤어요^^a

      근데 닉네임이 되게 예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