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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9.21 호숫가 살인 사건 * 히가시노 게이고 (4)

자녀들의 사립중학교 입시때문에 합숙과외를 하기 위해 호숫가 별장에 모인 네쌍의 부부. 아들의 입시문제는 전적으로 아내에게 맡긴 순스케는 이례적으로 합숙에 참석한다. 평소 아이들은 공부보다는 좀 더 자유롭게 키워야 한다고 생각해 온 그이기에 자녀들의 입시에 지나치게 열을 올리는 다른 부모들이 이해가 안간다. 이해가 안가긴 자신의 아내 미나코도 마찬가지. 그런 그에게 별장으로 손님이 한명 찾아온다. 회사직원이자 자신과 불륜관계에 있는 에리코,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결국 근처 레이크사이드 호텔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일행에게는 거짓말을 하고 별장을 빠져나온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에리코는 오지 않고 다시 별장으로 향한 그는 별장안에서 벌어진 사건에 당황하게 된다. 바로 자신의 아내인 미나코가 에리코를 죽인 것이다. 하지만 너무 적극적으로 살인을 은폐하려는 다른 학부모들이 순스케는 의심스럽기만 하다. 뭔가 수상해!!

일본도 우리나라 못지않게 학벌에 집착한다는 건 알고 있었다. 동경대에 들어가기 위해 재수는 기본이고 사수, 오수생들도 징그럽게 많다는 얘기를 지나가는 얘기로 들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가 서울대에 집착하는 것처럼. 하지만 '호숫가 살인사건'에 나오는 입시는 조금 독특하다.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이 그 주인공들. 그들은 사립중학교 입시를 준비중이다. 2002년작이니깐 아직도 그 입시제도는 현재진행중이라는 얘기? 더하다, 우리나라보다. 아주 대단하게 이름난 사립중학교도 없을뿐더러 중학교는 뺑뺑이로 가니 말이다. 고등학교를 특목고로 가기위해 그때부터 입시 경쟁이 시작되는데 일본은 그 경쟁이 초등학교 때부터라니.. 질릴만도 하겠다. 그놈의 학벌이 뭐길래..

책이 담고있는 내용은 무겁고 충격적이지만 그것을 풀어내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능력은 대단하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전개해 나가니 말이다. 등장인물들을 어딘가 수상한 구석이 있게끔 포장을 하다가 마지막에 살짝 뒷통수를 때려준다. 사건을 복잡하게 풀어갈 건가보다라고 생각했는데, 그와는 반대로 이야기는 엉키지 않고 잘만 풀어가더라.

중요한 건 살인사건이 아니었던 것 같다. 이 사회는 병들어 있다.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씁쓸하고 슬픈 부작용들. 질투와 불신. 그런 사회가 낳은 아이들의 잔인함과 냉정함. 내 아이만은 경쟁에 뒤쳐지지 않고 최고가 됐으면 하는 부모들의 이기심. 히가시노는 그렇게 멍들어 있는 일본사회의 현실을 표정하나 바뀌지 않고 꼬집어준다. 살짝 쥐었다가 세게 한번 비틀고, 살짝 쥐었다가 다시 한번 비틀고. 그런 모습은 바다 건너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도 마찬가지. 하긴 경쟁이라는 게 어디 여기와 거기 뿐이겠는가.

Posted by 마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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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光군 2005.09.22 21: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게이고의 가장 최신작이죠? 마빈님의 리뷰를 읽고 나니 웬지 읽어봐야할 것 같은 데요. 그의 스토리텔링 능력은 정말~^^

  2. 마빈 2005.09.22 23: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히가시노 게이고, 실망시키지 않아요~ 光군님
    아~ 얼른 백야행을 읽어보고 싶습니다!

  3. Reese 2005.09.24 00: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옷, 마빈님의 글만으로도 책을 읽고 싶은 욕구가 막 솟아올라요~ >_<

  4. 마빈 2005.09.24 10: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헉! 근데 읽구 아니면 오똑하죠?^^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