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가적인 느낌을 암시하는 제목과는 다르게 단편들의 이야기는 우울하고 비극적이었다. 처음에는 동화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되지만 엔딩들이 하나같이 죽음이나 소멸, 실종등으로 마무리 된다. 개중에는 교훈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착한 이야기들도 있지만 거기에도 그 누군가는 죽는다. 죽음이 늘 가까이에 있는 듯한 느낌. 하지만 친구같은 친근한 존재라기보다는 받아들이기에는 힘들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체념에 가까운 인정.
얻은 게 있다면 포스터가 긍정하는 인간상과 부정하는 인간상이 극명하게 드러난다는 거다. 그가 혐오하는 인간부류의 테두리의 감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은 여러 단편들을 읽으면서 얻을 수 있던 소득이다. 자연에 대한 동경에는 박수를 인간의 욕심으로 만들어낸 인위적인 연출에는 찬물을. 그들에게 소중한 것을 앗아감으로써 이야기 속 인물들에게 벌을 내린 건 아닐런지. 매 이야기마다 등장하는 도도하고 오만한 인물들을 결국에는 거만하고 미련한 인물들로 끌어내리는 글 솜씨는 이 소설에서도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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