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품고 있는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다이나믹한 인생을 살고 있다. 범상치 않은 외모, 기구한 팔자, 이름들도 단순하다. 노파, 노파 딸, 금복, 춘희..걱정, 칼잡이 누구하나 사연없는 사람이 없다. 그 사연이라는 게 참 별나다. 순탄하고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게 우리 아닌가? 그선을 한참 벗어나 살고 있는 인물들이다.
소설의 처음 춘희가 등장한다. 그녀는 감옥에 갔다왔단다. 무슨 사정이 있길래? 호기심을 자극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노파가 나온다. 그녀는 허무하게 죽는다. 그 후, 노파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어느 산골마을에서 금복이가 등장한다. 2부 평대의 메인인물이다. 그녀, 범상치 않다. 정도 안 가지만 싫지도 않은 인물이었다. 다이나믹의 절정을 보여주는 여인이다. 그녀를 거쳐간 남자가 아니라 그녀가 건드린 남자들도 겁나게 많다. 그녀는 틀에 얽매이는 인물이 아니었다. 기구한 팔자의 여인이지만 그녀한테는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한 번 잡으면 좀처럼 책을 놓기가 힘들다. 중간중간 대체 이게 뭐야...? 헷갈려서 길을 잃고 방황할 때 쯤 작가가 등장해서 붙잡는다. 사연이 있으니깐 쫌만 더들어봐봐, 아! 뒤에 나온다니깐!!!! 이게 내 소설의 법칙이다!라구.
사실 처음엔 도통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건지 궁금했다. 하지만 깊게 들어갈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사람은 가끔 마구마구 얘기를 해주고 싶어할 때가 있지 않은가? 뚜렷한 목적도 없이 그냥. 아무래도 이 책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별 생각 없이 읽어, 그냥 이야기를 듣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편안해질 때가 있잖아.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읽었다. 그의 이야기를 정신없이 읽어내려갔다. 얘기가 다 끝나고 나서,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고개를 갸우뚱 흔들었다. 그래서 뭐..?
근데 뭔가 있어보였다. 그게 대체 뭐지? 바로 재미다. 이 소설 정말 재밌다. 거칠면서도 음흉하고 우울하고 판타스틱+_+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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光군 2006.01.01 08: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년읽은책중에 최고의 '구라'를 선보인 책입니다.^^
光군 2006.01.01 08: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참, 나니아이야기 읽고 계시지 않으셨나요...-0-
마빈 2006.01.01 17: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光군님, 구라 (ㅋㅋ) 맞아요. 대단한 구라쟁이에요^^
나니아 연대기 읽고 싶은데 아직 마음의 준비가^^a
조만간 읽으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