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가지 이야기는 전달하는 화자는 다르지만 공통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진나이'라는 캐릭터다. 다른 일본소설이 그렇듯, 특유의 가벼움과 쿨함이 엿보이는 캐릭터로 하는 짓이 좀 웃겼다. 아무리 무겁고 심각한 상황이라도 '진나이'의 손길을 거치면 이야기는 물 흐르듯, 언제 그런 난관이 있었냐는 듯 '해피해피'로 막을 내린다.
아마 이 소설을 읽고 나서 사람들의 반응은 두 가지의 의견으로 갈릴 것 같다. 일본소설 특유의 가벼움이 엿보여서 (우리가 봤을 때의 심각한) 상황의 무거움이 별 고민없이 쉽게 해결되는 것 같아서 불편하게 느껴진다는 사람과, 때론 진지하고 무겁게만 접근하는 것보다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이런 쿨함이 좋다라는 의견으로 나뉠 것 같다.
나는 이 소설에서 취하고 싶은 것만 취해야겠다. 우선 '진나이'라는 인물이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반짝이는 아이디어들이 몇 가지가 있었다. 예를 들면, 약자가 강자에게 둘러싸여 위기에 처해 있을 때 강자에게 덤비는 게 아니라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기 전에 먼저 약자에게 손을 대서 상황을 어이없게 만든다던지, 무게 잡고 가르치려는 태도는 상대에게 전혀 효과를 못 본다는 것. 이 정도? 그 외에는 나하고는 좀 안 맞았던 것 같다.
소재는 기발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웃음도 나는 재미난 부분도 있었지만 일이 해결되는 과정이 우연적이고 쉽게 해결되는 게 많았고 그에 대한 설득력도 부족한 것 같아서 뻔하게 이야기가 끝나는 것 같다. 다른 일본소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그래서 특별함이 느껴지지 않는 소설이었다. 그저 얻은 게 있다면 '진나이'라는 인물의 독특함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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