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 언젠가 연산군은 폭군이 아니었다라는 얘기도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납니다. 총명했고 시대의 조류를 잘못 만난 비운의 왕이라는 얘기도요. 영화 ‘왕의 남자’ 속에서 연산은 노는 왕이었습니다. 장녹수를 만나고 그녀를 취하고 여인과 풍류에 빠져 국사는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광기어린 왕이었죠. 하지만 궁안에서 펼쳐지는 광대놀음을 통해 사연이 있는 왕이었다는 점도 부각시켜 줍니다.
연산군의 마지막이 다가오는 그 때에 이 광대들은 연산군과 만났던 겁니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겼던 거죠.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한평생 광대로 살다 갈 그 사람들을 비극적으로 보여 주어야 더 많은 감동을 줄 수 있기에 기가 다한 연산군의 말년과 만나게 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써버리니 저는 연산군만 보고 온 것 같은 느낌이네요^^
뒤늦게 영화를 본 축에 속하겠네요. 설날 제사 지내고 사촌과 함께 극장으로 갔습니다. 다행히 이른 시간이라 사람들이 많이 없어서 조용한 분위기에서 영화를 봤습니다. 감독의 전작인 황산벌과 왕의 남자를 연결해서 생각해 본다면 황산벌은 사투리로 그리고 왕의 남자는 소재와 색감으로 사극을 감각적으로 그려내는 것 같습니다. 세련된 사극이라는 느낌을 준다고 정리하면 될까요?
희극적인 재미와 배우들의 호연, 세련된 영상을 보고 왕의 남자는 꼭 극장에서 봐야한다고 저를 설득한 사촌의 말을 듣길 잘한 것 같아요^^ 광대들이 한판 벌릴 때 풍자와 조롱 거리로 썼던 양반의 행태는 지금의 현실과 어쩜 그렇게 똑같을까요. 쓴웃음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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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초딩스러운 면모를 마음껏 보여줬어서 연산이 참 매력적으로 다가오더군요 '-'
마빈 2006.01.31 01: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초딩스러운 면모 (ㅋ) 저는 좀 무서웠어요..
Reese 2006.02.04 20: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 영화 두번이나 봤어요. 매력적인 영화였죠. 한명회는 제가 무지 좋아하는 소설 중 하나인데.. 그 소설책을 읽고 장편소설을 읽기 시작했거든요. 꽤 오래전 이야기^^
마빈님, 바뀐 스킨 맘에 들어요. 저도 바꿔보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중이예요~ 힛.
마빈 2006.02.04 22: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한명회가 소설로 나와있는 줄은 지금 처음 알았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한명회는 괴상한 귀를 붙이고 나온 이덕화 씨가 연기했던 거 밖에는 잘 몰라요~ ^^a
왕의 남자는 연극도 괜찮더고 그러더라고요;;
전에 쓰던 스킨이 여기저기 직접 손본 구석이 많아서(^^;;) 정이 많이 들었었는데 태터에서 스킨들 구경하다 요게 눈에 띄어서 바로 바꿨습니다, 제가 정말 만들어(?)보고 싶었던 스킨의 이미지와 너무 비슷해서 막 흥분하면서 바꿨던 기억이. 얘로 몇 달 버티고 다시 전에 쓰던 스킨으로 돌아가려고 계획중이에요 (ㅋ)
저도 늦게 본 편인데 만족했어요
연극이 어떤지 궁금해지더군요 :)
바쁜 척하느라 블로그 자주 못하다가 오랜만에 왔더니
새단장을 하셨군요
마빈 2006.02.07 22: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연극이 정말 궁금하답니다.^^;; 상업적으로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 다른 한국영화보다 이 영화가 흥행한 것이 왜 더 기쁘고 흐뭇하게 생각되는지는 모르겠지만요^^a 새단장이라고 해봐야 스킨 하나 바꿨을 뿐인걸요 (푸웁)
Reese 2006.02.09 13: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연극도 훌륭하지만, 영화를 본 뒤에 연극을 보는 것은 비추예요. 연극을 본 후에 영화를 보는 것은 강추예요. 연극에서 공길이의 등근육을 보고 많은 여성들이 헉!하는 소리를 냈다는;; ^^;;
마빈 2006.02.09 19: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헉스~ 공길이한테 근육은 안 어울려요 (^^;;;)
언냐들 놀라실만 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