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이 상당히 인상적인데 거미줄의 한 면들을 조각브라운관(?)으로 활용해서 1~2편의 하이라이트를 보여주는 모습들, 후후 한국분 작품이라고 그러네요^^ 흐뭇하게 봤습니다. 오프닝도 범상치 않더니 뉴고블린과 스파이더맨의 대결도 화끈해서 볼만했습니다. 벽에 부딪치고 떨어질 때 나는 둔탁한 소리들. 악당인 샌드맨은 측은했지만 후반의 베놈과의 대결은 긴장감이 떨어졌습니다. 초중반을 스파이더맨의 제 멋에 겨워 사는 모습의 비중이 큰 탓에 마지막에 대결씬은 급하게 진행된감이 없지않아 있었던 것 같아요.
스파이더맨의 모습에 실망한 사람들도 많았다지만 그런 면들을 다른 수퍼히어로 영화랑 다르게 봐서 좋게 보는 사람들도 있지요. 저는 후자인 것 같아요. 수퍼히어로 영화들을 좋아하지만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주인공의 그런 인간다움이 좋아요. 배트맨은 재벌이고 수퍼맨은 꽃미남이고 초절정의 초능력을 갖고 있지요. 하지만 스파이더맨은 똑똑한 거와 몸에서 거미줄이 나오고 일반인보다 뛰어난 동물적인 순발력을 갖고 있다는 거 외에는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잖아요. 손해보는 현실을 충분히 엎어버릴 수 있는 능력을 갖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능력은 오직 악당제거에만 쏟는 그 인내와 겸손함 (ㅎㅎ) 제가 좋아하는 스파이더맨의 미덕이에요^^
요즘 기사보면 한국영화 침체...에 대한 기사가 많은데요. 개인적으로 그런 기사들에 제 생각을 조금 덧붙이자면 일반인들은 영화를 고를 때 한국영화라서 보고 할리우드 영화라서 봐주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 안 해요. 그냥 재밌을 것 같으면 보는 거죠. 어차피 내 돈 주고 영화를 보는 건데 기왕이면 재밌을 것 같은 영화를 보고싶어 하지요. 은근히 애국심에 기대는 건 좋지 않아요. 한국영화니까 봐줘야 한다는 생각은 잘 안 하는 듯. 한국영화가 못 만들어서 안 보는 게 아니에요. 상대적인 거라고 생각해요. 영화를 고를 때 사람들은 볼거리가 화려하고 2시간 동안 즐겁게 화면을 즐길 수 있는 걸 보게 돼요. 스파이더맨에 비해 지금 개봉되는 한국영화들은 그 기준에 만족되는 건 없어요. 그래서 스파이더맨을 보는 거 같아요. 영화관을 끔찍하게 많이 잡은 건 사실이지만 요즘 개봉하는 영화들 리스트를 보면 기왕이면 스파이더맨을 고를 것 같아요. 한국영화에 대한 애정을 대중과 논하는 건 맞지 않는 것 같아요. 그들은 영화를 보는 소비자일 뿐이에요. 영화를 볼 때는 국적을 떠나 한 명의 영화관객일 뿐이에요. 할리우드 영화는 영화관객들에게 경쟁영화가 아니에요. 영화관계자들에게나 그들이 경쟁자죠. 그들의 경쟁에 국내 관객들이 함께 하지 않는다고 해서 할리우드 영화를 좇는 관객들을 비난할 이유는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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光군 2007.05.15 10: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야 글이 써지는군요. 한국영화에 대한 마빈님의 생각 동의!합니다.
글로벌 시대라고 하면서 또 필요할 때는 특정 집단을 옹호하기위해서 국수주의적이 된다는...
에헴~ 어깨에 힘이 좀 들어가는데요?ㅎㅎ
가끔 우리나라 영화계분들 자화자찬에 취할 때가 있는데 이럴 때 한번 쯤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참! 덧글 안 써지는 거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광군님 아니었으면 정말 몰랐을 거예요^^ㅋ
Grace 2007.05.19 00: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재미있게 봤어요^^
그래도 재벌이 배트맨이 좋다는.. ㅎㅎㅎ
저도 중간부분, 스파이더맨의 인간적인 모습에서 시간을 끄는 것.. 나름 이해가 가더군요.
메리제인과 피터의 연인싸움도 완전 공감!!! ㅋㅋㅋ
그 덕분에 마무리가 좀 급하게 되었지만, 뭐.. 봐줄 수 있죠. 흐흣~
배트맨은 특유의 음울한 분위기가 있어요. 특히 동굴을 개조한 배트맨 본부가 맘에 들어요^^ 막 상상력을 자극하는 듯.
저는 인상적이었던 게 샌드맨이랑 싸우고 빌딩 난간에 태연하게 앉아서 모래터는 모습^^; 어찌나 인간적인지요. 그 부분을 넣은 게 참 센스있게 느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