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나무의 가지였다면 절대로 보지 못했을 농촌마을의 풍경을 보며 짧은 여행을 떠났으며 그로 인해 훈훈하고 살뜰함이 넘치는 시골마을의 정을 느껴볼 수 있었다. 도시의 삭막한 아파트촌에서 거의 평생을 살아서 그런지 시골마을의 풍경이 담긴 이야기를 읽을 때면 겪어보지 못했던 그 따스함을 경험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고생 한번 안 하다가 시골농부에게 우연히 꺾여버린 신세가 되면서 '나뭇가지'는 절망을 겪게 되고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 희망과 기적을 바라게 된다. 나뭇가지에서 한낱 막대기로 전락해버렸지만 말라죽기 전까지 얼른 촉촉한 토양에 뿌리를 내리게 되면 어미였던 백양나무처럼 멋지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한다. 한편의 짤막한 동화, 아이보다는 어른을 위한 동화, 술술 넘어가는 그래서 금방 소화시킬 수 있는 이야기지만 그 안에는 하찮았던 것들에 대한 애정과 내가 있는 이 자리에 대한 소중함을 곱씹어 볼 수 있는 계기들이 담겨 있다. 제 발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뭇가지였기에 마침내 뿌리를 내리기 전까지는 행운에 가까운 우연의 힘이 컸다는 건 조금 아쉽지만 책의 서정적이고 향토적의 분위기에 마음이 데워지는 따스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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