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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6.28 거미여인의 키스 * 마누엘 푸익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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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에 일부러 기회를 만들어서 한 번 읽었었는데 내용이 머리에 잘 안 들어와서 상당히 겉돌았던 책이다. 어렵지도 않았는데 읽고 나서 머릿속이 하얘지는 끔찍한 경험을 하게 해준 책이다. 그래서 이번에 다시 책을 들었다. 그리고 정말 정성을 다해서 읽었다!~乃

우선 작가인 마누엘 푸익에 대해서 소개를 하자면, 왕가위 감독의 영화 ‘해피투게더’의 원작소설인 ‘부에노스아이레스 사건'을 쓴 아르헨티나의 소설가이다. 1990년에 심장마비로 사망할 때까지 왕성한 작품활동을 보여줬고 특히 사회적으로 논란을 많이 읽으킨 센세이셜한 소설을 썼다고 한다. 소설 ‘거미여인의 키스’는 교도소의 같은 감방에 수감된 동성애자인 몰리나, 정치범인 발렌틴의 대화로 구성돼 있다. 도저히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것 같은 감방동료다. 하지만 이 둘에게도 공통점은 있는데 억압된 삶을 살고 있는 것. 미성년자와 관계를 맺어서 감옥에 들어온 몰리나나 혁명을 위한 게릴라 활동을 하다 들어온 발렌틴이나 상황은 다르지만 그 둘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들에 대한 자유를 억압받는다.

몰리나는 발레틴에게 영화 얘기들을 해준다. 대부분이 사랑 얘기이지만 그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는 곳은 자유가 허락되지 않은 폐쇄적이고 갑갑한 감옥 안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들려주는 몰리나는 사랑에 고파하는 캐릭터로, 영화이야기에 매혹적인 소스를 겉들여 발렌틴을 유혹한다. 결국 그런 에로틱한 사랑 얘기를 통해 그 둘은 감방동료 이상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그 이상을 나누게 된다. 대화체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그들이 어떤 속마음을 갖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나는 여성적인 몰리나와, 남성적인 발렌틴은 '사랑'을 나눈 거라고 생각한다. 발렌틴은 그게 뭐지(?)하는 아리송한 느낌인 것 같았지만. 하지만 중간중간 등장하는 교도소장을 통해 그 둘의 사랑 또한 억압에서 벗어나지 못함을 보여주는 슬픈(ㅜ.ㅜ) 소설이기도 하다.

나는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부분보다 몰리나가 발렌틴에게 들려주는 영화이야기가 더 재미있었다. 암시라도 하듯, 결말들은 비극으로 끝을 맺지만 매혹적인 사랑 이야기들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졌던 것 같다. 몇가지는 실제영화로도 있던데 기회가 된다면 보고싶다.

월드컵 본다고 이 책도 사실 시간이 오래걸렸다. 그렇지만 꾸준히, 끝까지, 집중해서, 읽었다는 거에 보람을 느낀다.

Posted by 마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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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pooroni 2006.06.28 17: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다 읽으셨구나, 이 책 좀 슬프죠 ㅎㅎ

  2. 피아졸라 2006.06.29 11: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드디어 리뷰로군요!
    특별한 책에 대한 특별한 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몇 번이 되풀이 되어도 즐겁습니다.
    전 이 책이 너무 좋아요. 저도 옛날에 이 책에 대한 감상을 쓴 적이 있었지만, 바로 얼마전에 다시 읽었었는데 또 감상이 또 다르고 또 다르고-. 해가 바뀌면서 생각이 바뀔 때마다 그 때 그 때 다시 읽어도 또 새로운 느낌이 들 거라고 생각해요.
    저를 들뜨게 만들었던 장면은 몰리나의 석방 이후 몰리나를 감시하는 장면과 가장 마지막에- 발렌틴이 고문을 받고 열에 들떠 몰리나를 회상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자발적 의지, 자유, 그 모든 것을 다 접어두고요. 발렌틴이 가장 마지막에 했던 그 대사들이요. 가슴이 뭉클했었어요. 그 때문에 잊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저도 새로 읽고요, 새 글에 트랙백 보내겠습니다. ^ㅅ^

    • 마빈 2006.06.30 00:09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런 책이 있다고 하죠, 읽고 또 읽고 반복해서 읽어도 그때마다 느낌이 다른 책이요. 피아졸라님에게는 거미여인의 키스가 그런 책인가 봐요.^^ 저는 어렵게 읽은 책중에 하나랍니다-.ㅜ 그렇지만 이 책 안에 제가 발견하지 못한 반짝(?)이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기대해 봅니다. 이렇게 이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분명히 눈치 채지 못했던 부분이 분명 있을테니까요. 저는 그럼 보물을 아직 못 찾은 거니깐 기대감을 갖을 수 있는 거잖아요.

      제가 제일 인상깊게 본 부분은 못 생긴 하녀와 사고로 얼굴을 잃은 청년이 나오는 부분이었어요. 결국 그들은 얼굴이 아닌 내면의 아름다움을 보게 되잖아요. 그게 다른 사람들에게는 추하고 이해 못할 부분이었겠지만 그 둘에게 잠시나마 행복을 줄 수 있었다는 거. 유독 짧은 이야기였는데 저는 그 이야기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나중에 새로 읽으신다고요? 저랑 약속하신 겁니다! 피아졸라님은 6개월 내에 해주셔야겠는데요? (푸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