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움베르토 에코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이며 그가 쓴 [장미의 이름]은 내가 가장 소중하게 소장하고 있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에코의 방대한 지식의 양과 그의 박식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윌리엄 수도사의 말을 빌어 표현한 여러 기호학과 고서나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들었던 복잡한 이론들은 책을 읽는 내내 나를 한없이 작게만 만들었다. 그 후로 나는 에코의 팬이 되어버렸고 에코의 책이라면 관심을 갖고 읽게 되었다. 다행히 국내에 에코 관련 책들이 많이 번역돼 있어서 그의 책들은 쉽게 접할 수 있었다.

그래서 영화 [장미의 이름]은 꼭 보고 싶은 영화이기도 했다. 영화는 책을 이해하는데 정말 많은 도움을 주었다. 우선 책을 읽으면서 쉽사리 상상하기 힘든 사건의 무대가 되는 여러 장소들, 수도원, 인물등을 아주 잘 묘사해 놓았다. 사건의 주 무대가 되는 장서관, 특히 서고의 복잡한 계단등은 책을 읽으면서도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지 상상하기는 힘들었는데 이번에 영화를 보면서 아~ 저런 모습일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장미의 이름]은 14세기 중세 이탈리아의 한 수도원을 배경으로 한 미스테리 스릴러이다. 한 수도사가 자살을 하면서 연이어 수도사들이 그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한다. 윌리엄 수도사가 제자 아드소와 함께 사건을 파헤친다는 내용이다.



책에서는 이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장서관을 정말 매력적인 장소로 묘사해 놓았다. 그렇지만 영화에서는 그러한 면은 좀 부족했던 것 같다. 영화이기 때문에 7일 동안 일어난 일들을 모두 담을 수는 없었을테지만, 생략된 부분이 많고 간략하게 묘사해 놓은 부분이 많아서 그 점은 조금 아쉬었다.





소설 [장미의 이름]은 여러 번 읽어도 아깝지 않은 그런 책이었다. 영화는 사실 여러모로 책에 못미친다. 그렇지만 책에 묘사된 그 모습들을 영화를 통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거 같다. 그래도 영화에는 중세 수도원의 모습이 잘 묘사돼 있었으니까..

Posted by 마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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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SugarBlues 2004.11.03 21: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미의 이름, 어렵게 읽은 만큼 좋아하는; 책입니다만(처음에는 정말 안읽히더군요) 영화는 보지 않았는데, 리뷰 잘 읽었습니다.
    확실히 7일 간의 모든 이야기를 영화로 풀기는 어렵겠지요.

    장미의 이름을 보고 에코의 글에 반하기는 했습니다만, 선뜻 손이 가지는 않더군요.
    음, 조만간 푸코의 진자에 도전을 해볼 생각이긴 합니다(웃음).

  2. BlogIcon ::bluroze™:: 2004.11.03 21: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저도 에코의 팬이랍니다 :) 반갑습니다.
    장미의 이름은 확실히 ... 영화로 보니까 마치 어린이용 축약본을 읽는 느낌이랄까(웃음), 원작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각주만 봐도 엄청나쟎아요. 페이지마다... 거의 질린다고 할까, 라틴어라도 좀 알면 낫겠는데 싶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읽어본 에코의 작품 중에서는 [푸코의 진자]를 가장 좋아하는데, 이건 처음에는 영 이해하기 어렵더니 마지막으로 가면서 앞에서의 온갖 의문이 한꺼번에 풀리며 마치 숨은그림찾기 조각이 딱딱 채워지는듯한... 엄청난 해탈의 순간과 비슷한 것을 느꼈었습니다.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도 재미있었는데, 어렵게 읽은만큼 성취감 컸던 푸코의 진자를 잊을수가 없더라구요. 언제 시간나고 용기가 나면 다시 제대로 읽어보고 싶은 작품중 하나였어요.

  3. BlogIcon 마빈 2004.11.03 21: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두 분다 너무 반가워요~
    저도..☞☜ 에코 정말 좋아하거든요^^;
    푸코의 진자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꼭 읽어봐야겠네요!

  4. BlogIcon 냐하항 2004.11.03 22: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미의 이름은 소설은 5번? 영화는 20번정도는 본 것 같네요. 의외로 케이블에서도 TV에서도 재방영을 많이 해주더군요. 예전에 비디오테이프에 녹화해서 심심할때 틀어보기는 했습니다. 뭐 물론 백수일때요.. :-) 영화는 ... 너무 현학적이었으면 오히려 영화의 몰입도가 떨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감독도 소설을 쉽게 풀어나가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고요. 보통 소설을 읽은 사람을 대상으로 스토리를 전개해나가면 딴 사람들에게는 너무 어려워지거든요. 푸코의 추는 정말 SF소설입니다. -_-+++++ 휴고상이라도 줘야하는거 아닙니까? 푸코의 추는 흥미진진하게 읽었지만 약간 아쉬움이 남기는합니다.

  5. BlogIcon 초은 2004.11.08 16: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역시 에코팬..
    고등학교 때 첨 장미의 이름을 읽었는데.. 그땐 반은 그냥 넘겼어요. 못 알아먹어서.
    읽고 또 읽어도 늘 새로운 훌륭한 책이죠. 푸코의 진자는.. 다른 수많은 책들에 대한 교과서적인 책 같아요. 요즘 인기 좋은 다빈치 코드 읽다보면 딱 떠오르는 것이 푸코의 진자.

  6. BlogIcon lunamoth 2004.11.12 14: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미의 이름 읽고서 영화 구한다고 한참을 헤멘 기억이 나네요. 얼마전에 국내판 DVD도 나왔으니. 참 격세지감... 역시 약간은 실망하긴 했습니다. 영화로 풀어내기 힘든 것이 당연한 것이겠지만은요. 푸코의 진자도 영화화 된다고 했었는데 어떻게 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7. BlogIcon cirro 2004.11.12 16: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에코의 팬이라서 장미의 이름을 시작으로 푸코의 추(지금은 진자인가요?)를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그리고 장미의 이름 영화에는 제가 특히 좋아하는 배우가 나와서 봤었어요.
    언제봐도 멋있는 숀코네리가 월리엄신부에 딱 어울리는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은 중견배우가 됐지만 그때는 풋풋했던 크리스찬 슬레이터의 모습도
    기억에 남아요.

  8. BlogIcon pooroni 2005.08.02 07: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드소 역의 슬레이터의 머리가 정말 귀여웠죠^^ 전 윌리엄신부의 책속 이미지는 키가크고 깡마르고 약간 성마른, 약간 셜록홈즈같은 이미지였는데... 숀코너리는 좀 부드러웠어요.

  9. 마빈 2005.08.02 10: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맞아요^^ 가운데만 뻥뚫린 머리였나?? 저때는 애띠고 순수해 보이는 이미지였는데 요즘엔 안 좋은 소식이 자주 들려서 조금 실망이에요. 영화와는 다르게 한성격하는 사람인가봐요.

    근데 저는 숀 코너리가 제가 상상한 윌리엄이랑 많이 비슷해서 재밌게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할아버지지만 멋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