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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25 7월24일 거리 * 요시다 슈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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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여자가 있다. 작은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고 회사동료들과도 큰 마찰없이 잘 지내고 가족들도 누구하나 속 썩이는 이 없이 안정적인 편이다. 연애도 몇번 해봤고 얼굴도 준수한 편이고 튀는 것도 없고 모자란 것도 없다. 늘 다니던 동네의 지명을 포르투갈의 리스본 지명들로 바꿔부르는 것 빼고는 특별히 남들과 다른 행동도 하지 않는다.

<7월24일 거리>는 여주인공 사유리와 많이 닮아있는 책이다. 사유리처럼 특별히 모난 데는 없어서 시비걸고 싶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고 있어도 크게 걸리거나 신경쓰이진 않는다. 평범한 주인공처럼 이 책도 평범하다. 내향적인 주인공처험 책도 내향적이다. 주인공이 그렇듯 이 책도 있는 듯 없는 듯 느껴지는 그런 책이다. 나는 아직 일본소설의 전형이 뭔지 딱 꼬집어 말할 정도로 그것들에 대해서 잘 느끼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 책만큼은 확실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이야말로 여느 일본소설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짧은 단편식으로 소품처럼 그 존재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 책. 그래서 없어도 아쉬움이 덜할 책이다.

요시다 슈이치는 문체가 여성스럽다. 쓰여지는 단어나 내용의 불편함 없이 이야기를 이어간다. 눈에 띄는 분위기 전환도 없어서 어찌보면 심심하다. 하지만 심심하다고 하기에는 글에 담겨있는 부드러움이 묻힐 것 같다. 욕심이 없다. 인물에 대한 미련도 없고 극적인 결말도 아니다. 큰 시련이라고 하기에는 그 무게가 가볍고 사소한 고민 뒤에 어떤 새로운 시작을 암시하는 부분에서 책이 끝난다.
 
전에 읽었던 <동경만경>도 그렇고 이번에 읽었던 <7월24일 거리>도 그렇다. 수채화 같다고 하면 괜찮은 비유가 될테지만 실제로 쓰여진 컬러는 회색톤과 그보다는 조금 밝은 톤으로 색깔의 경계도 모호할 것 같다.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누구하나 뚜렷한 대조를 이루는 인물이 없다. 대결구도도 없고 큰 자극도 없다. 그런데 어찌보면 이런 글의 분위기가 중독성이 강한 편이다. 연애소설, 거기에 이야기나 소재도 불편하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일본소설의 수요가 계속되고 있는 걸 보면 장르작가들도 한 몫 하지만 이런 전형적인 소설의 분위기를 거부감없이 즐겁게 받아들이는 독자들이 많기 때문이겠지.

Posted by 마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