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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10 하워즈 엔드 * E.M. 포스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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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알게 된 인연으로 윌콕스 부부가 살고 있는 '하워즈 엔드'에 방문한 헬렌은 부부의 아들 폴과 사랑에 빠졌다고 언니 마거릿에게 편지한다. 동생이 걱정된 언니 마거릿은 줄리 이모에게 헬렌에게 가줄 것을 부탁하고 줄리 이모는 걱정하는 마음으로 급히 하워즈 엔드로 가게 된다. 이렇게 윌콕스가와 슐레겔 자매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젊은 연인들의 순간의 열정으로 시작한 로맨스에 집안이 얽히고 집안의 인물들이 얽히게 된다. 하지만 윌콕스 부인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그녀의 유언(저택 하워즈 엔드를 마거릿에게 물려준다는.)으로 윌콕스가 사람들은 슐레겔 자매를 경계하지만 경계의 또다른 면은 관심인듯 헨리 윌콕스와 그의 딸 이비는 슐레겔 자매와의 인연을 놓지 않는다.

소설 <하워즈 엔드>는 인물들간의 관계 변화, 그리고 인물들의 캐릭터성이 주는 일관성있는 입체감, 그로인해 벌어지는 인물들간의 갈등이 마치 잘 쓰여진 문학 작품의 교과서를 읽는듯 체계적이었다. 또한 <하워즈 엔드>에서도 포스터는 세련된 문체를 구사한다. 번역가의 능력인지도 모르겠지만 문장들에 담겨있는 캐릭터에 대한 포스터의 통찰력은 묘사력도 뛰어나지만 통렬하기까지 하다. 포스터가 묘사하는 인물의 내면심리를 들여다 보면 심리학책을 읽는듯 하다. 이 인물이 지금 하고 있는 얘기가 그 인물의 내면이 어떻기 때문에 나온 말인지 친절하게 보여준다. 아무튼 그의 문장들은 정말 주옥같다.

사족이겠지만(^^:) 나는 <하워즈 엔드>를 읽으며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이 생각났다. <위기의 주부들>에서 죽은 메리 부인이 극의 서술자가 되어 드라마 줄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죽은 윌콕스 부인도 소설의 줄거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마치 옆에서 인물들을 지켜보는듯 그녀의 그림자는 소설에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그렇다고 위기의 주부들처럼 미스터리같은 이야기는 아니니 오해하지는 마시길.

<하워즈 엔드>에는 눈에 띄는 두명의 인물이 나온다. 바로 헨리 윌콕스와 마거릿 슐레겔. 우선 헨리 윌콕스는 남자의 다면성을 모두 보여주는 입체적인 인물이었다. 사회적 성공을 꿈꾸는 야심가. 위기상황에서 현명한 조언을 해주어야 한다는 신사다움을 그 스스로도 바라지만 정작 그의 조언들은 인물들의 갈등을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알고보니 그는 진정한 스탠다드 젠틀맨은 아니었다. 그리고 또 한명의 주인공 마거릿. 그녀는 헨리 윌콕스와는 대비되는 캐릭터로, 사건을 바라보는 혜안과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현명함을 가진 여자였다. 마치 죽은 윌콕스 부인 대신인듯 상황을 꿰뚫어 볼 줄 아는 지혜를 가진 여성이었다.

마지막 부분의 이 부분을 읽으며 전율 비슷한 느낌을 받았었다. 이 구절이 소설의 모든 걸 말해주는 부분이 아니었을지 조심스럽게 단정해 본다.

마거릿은 가만히 있었다. 그녀의 승리에는 무언가 섬뜩한 게 느껴졌다. 그녀는 아무런 야심도 품지 않은 채 이 윌콕스 집안으로 정면 돌진해서 그들의 인생을 박살 내버렸다.

-441p-

E.M. 포스터의 글을 읽는다는 건 즐거운 일이 돼버렸다. 독서의 즐거움은 멀리 있는 게 아니다. 바로 잘 쓴 책이 전해주는 이런 즐거움과 뿌듯함이 기다리고 있기에 나는 책을 찾는 것 같다.^^

Posted by 마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