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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23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Perfume: The Story Of A Murderer)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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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겨울이었습니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를 읽었을 때가요. 서점에서 책을 여기저기 살펴보다가 책 뒤에 발행일을 살펴봤습니다. 초판15쇄, 개역판 30쇄를 거쳐서 신판28쇄의 책이었습니다. 이렇게 많이 읽힌 책이었다니, 정말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책을 빨리 못 읽는데 이 책은 밤을 새워가면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책에 푹빠져서 몰입해서 읽었었지요.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의 일대기가 그렇게 흥미로울 수가 없었지요. 2005년 향수의 영화화 소식을 들었습니다.  2006년 영화 '향수'가 완성됩니다. 2007년 3월22일 영화 '향수'가 개봉됐습니다~!

어떻게 옮겨놨을까 많이 궁금했지요. 영화는 사형집행을 앞두고 있는 청년 그르누이부터 시작이 됩니다. 그리고 그가 집행장으로 향하는 순간 영화는 과거 그루누이의 출생 순간부터 보여줍니다. 책을 읽으신 분들은 그르누이의 출생 장면이 기억 나시는지요? 18세기 파리에서 가장 지저분하고 악취로 가득했던 생선시장에서 그루누이는 생선장수여자에게서 태어납니다. 영화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피로 범벅된 신생아 그르누이와 생선시장의 다소 징그러운 일상들을 교차해서 보여줍니다. 편집이 예사롭지 않던데요? 웬만한 호러물이나 CSI의 시체 해부장면은 간식을 먹으면서 볼 정도로 아무렇지 않아했는데 그 장면들은 왠지 사람을 깜짝깜짝 놀라게 만들던데요. 암튼 이 영화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영화는 원작을 고스란히 스크린으로 옮겨놨습니다. 18세기 파리의 모습을 꾸미기 위해 고증에 충실했던 것 같습니다. 향수를 조향하는 과정은 또 어떻고요. 특히 그르누이가 냄새에 취해 향수를 조향하는 모습은 화면에서 섬세함이 느껴졌습니다. 보면서 카메라 진짜 좋은 거 쓰나보다!라는 우스운 생각도 했습니다.^^ 저는 영화에서 가장 돋보였던 건 화면이었던 것 같습니다. 가만히 누워 눈을 감고 냄새를 맡으며 사물을 상상하는 그르누이의 시각에 맞추어 움직이는 화면이 인상적이었죠. 이런 걸 카메라워킹이라고 하는 건가요? 아무튼 모르니까 패스; 그르누이의 시각으로 보여지는 모습은 특별히 세심함이 느껴졌습니다. 화면에 몰입하게 만들더군요.

내면적인 그르누이가 주인공인 만큼 영화에서는 매번 나레이션이 등장합니다. 특히 빠르게 전개되어야 하는 부분에서는요. 영화로 '향수'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신경쓰여서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요.

그르누이를 연기한 벤 위쇼는 외모도 미남이었지만(^^;) 대사가 별로 없는 만큼 주로 행동으로 연기를 했는데요. 냄새에 홀려 젊은 여인을 정신없이 쫓는 장면부터 그녀를 살해하고 그녀의 옷을 벗기고 알몸인 그녀의 몸을 코로 샅샅히 훑으며 냄새를 음미하는 모습은 소름이 끼칠 정도였습니다. 더스틴 호프만과  앨런 릭맨도 나오는데 호프만 보다는 앨런 릭맨의 연기가 더 볼만했습니다. 특히 딸을 잃고 절규했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지요.

원작도 재밌지만 영화 '향수'도 볼만합니다. 감각적이고 섬세하다고 할까요? 원작을 영화로 옮기는 데 있어서 가감해야 하는 부분들을 적절하게 선택한 것 같습니다. 책을 재밌게 보신 분들이라면 이 영화를 통해 상상으로만 즐겼던 소설 '향수'의 무대를 실감나게 눈으로 확인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마이 브라더 톰'을 보았을 땐 벤 위쇼가 미남이다라는 생각은 안 했는데 이 영화에서는 미남으로 보였습니다^^;

Posted by 마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