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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17 탈선 * 제임스 시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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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을 사는, 말 그대로 오디너리한 사람에게 가장 무서운 건 어느 날 갑자기!다.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 한꺼번에 인생에 몰아치면 그 사람은 쉽게 말해 끝장난다. 평범함에서 벗어나고파 하지만 막상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면 속수무책으로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탈선'의 찰스 샤인에게 어느 날 바로 그런 일이 닥친다. 통근열차에서 만난 매혹적인 여인, 그리고 그녀와의 불륜, 일은 바로 거기에서 시작한다. 호텔에 괴한이 들이닥치고 지갑을 빼앗기고 협박 당하고 심부름을 부탁했던 한 남자가 잔인하게 살해되고 아이의 치료비로 모아둔 적금까지도 빼앗기고, 직장에서도 공금횡령으로 쫓겨날 판이고 한 사람의 인생이 갈 때까지 가고 있다.

한 번 어긋난 길에 들어서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기가 얼마나 힘든지 겪어 본 사람을 알 것이다. 과거를 돌아보고 평범했던 삶을 다시 동경하고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원망하고 울기도 해보고 하늘도 원망해 보고 하지만 가족들 앞에서는 티도 못 내고. 나는 다른 사람에게 그 어떤 해도 끼치지 않고 정도를 지키며 살아왔는데 이런 일이 왜 나에게 일어나는 걸까 억울해 하고. 주인공 찰스는 딱히 특별할 게 없는 사람이다. 살고 있는 현실이 조금은 못마땅한 회사원이다. 하지만 우연히 기차에서 만난 루신다라는 여인으로 인해 모든 게 변한다. 그도 변하고 주변도 변한다. 전혀 평범하지 않은 일이 주인공에게 닥친다. 협박 당하고 맞고 또 협박 당하고. 어떻게 여기서 벗어날 수 있을 지 궁금해진다. 좀처럼 끝이 안 보이는 게 일이 꼬여도 너무 딱하게 꼬인다.

표지이미지를 자세히 보니 철로가 보인다. 정차할 다음 역을 향해 정해진 속도로 정해진 시간에 도착해야 하는 짜여진 각본대로 움직이는 기차. 예측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한 번 사고가 나면 시간표 변동은 기본이고 정체된 구간을 다시 회복하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린다. 찰스의 삶도 이런 거였다. 내일 일을 예상할 수 있고 짜여진 일상에서 구속아닌 구속을 당하는 것. 딱 한 번 일탈을 해보지만 대형사고로 번져버리는 참 운 없는 인생. 소중한 건 옆에 있다고 먼 길 떠나려는 사람에게 말해주고 싶다는 노래가사도 있지 않은가. 이것저것 책임질 일 많은 가장의 일탈은 가정의 근간마저 벼랑끝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경고를 해주려는 소설쯤으로 이해하면 흥미진진하게 책을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초반에 전개가 미진한 건 눈감아줄 수 있을지도.

작가인 제임스 시겔은 광고회사의 중역으로 전업작가는 아니다. 하지만 소재도 흥미있고 이야기도 능숙하게 풀어 간다. 주인공 찰스 샤인이 공교롭게도 광고회사 중역이라 혹시 제임스 시겔, 그 스스로를 모델로 그린 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프로필을 보면 그는 성공적인 현재를 살고 있는 듯하다. 주인공 찰스와는 다르게 잘 나가는 '인사'라는 거다. 현재는 힐러리 클린턴의 대선 홍보담당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그처럼 열정적으로 사는 사람이 생각하는 평범함이라는 것이 혹시 이런 건 아닐까. 그리고 찰스 샤인과는 반대로 그는 이런 평범함을 꿈꾸기도 하는 게 아닐까. 

Posted by 마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