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포티'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6.12.10 카포티 (Capote) (2)

Media Review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오드리 헵번의 영화로도 너무 유명하지요. 저는 아직 영화를 접하진 못했습니다만 언젠가 보게되지 않을까요? (푸웁) 작가 트루먼 카포티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원작자입니다. 아주아주 유명한 미국의 작가라고 합니다. 저는 카포티를 '인 콜드 블러드'라는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됐습니다. 그런데도 '트루먼'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게 느껴졌던 건 아마 영화 '트루먼쇼'의 영향 때문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하

거의 반 년 전에 읽은 책이라 정확이 어떤 느낌이었다라고 세세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인 콜드 블러드'는 정말 재밌게 읽힌 논픽션 소설이었습니다. 사건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을 직접 만나며 책을 집필한 카포티의 정성과 필력이 돋보이는 책이었습니다. 저는 영화 '카포티'를 보시기 전에 '인 콜드 블러드'를 먼저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영화 '카포티'는 인 콜드 블러드의 탄생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본인이 재밌게 읽었던 책이 어떤 과정으로 완성이 됐는가를 지켜보는 일은 무척 흥미로운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영화 '카포티'가 하나도 지겹지가 않았습니다. 오히려 궁금증을 해결해 준 것 같아 고맙다고 해야 할까요? 책 못지 않게 흥미진진하게 느껴졌습니다. 극적인 사건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카포티라는 인물의 삶을 잠깐 엿보는 건데 말입니다. 영화 '카포티'는 여러가지로 매력적인 영화였습니다.

1959년 11월 중순, 미국 캔자스 주의 작은 마을 홀컴에서 일가족 네 명이 살해당한 채 발견됩니다. 신문에서 기사를 확인한 작가 트루먼 카포티는 친구인 하퍼 리(앵무새 죽이기의 작가)와 함께 사건에 대한 기사를 쓰기 위해 홀컴으로 갑니다. 카포티는 이 작은 마을에서 사건과 관련된 목격자, 마을 주민,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담당형사등을 만나 그들을 인터뷰하지요. 그러던 중 용의자 두 명이 라스베가스에서 체포돼 캔자스로 이송됩니다. 용의자 중 한 명인 페리 스미스를 만나 그를 인터뷰하면서 그에게 매력을 느낀 카포티는 기사가 아닌 책을 집필하기로 결심합니다.

영화는 철저히 카포티의 시선으로 진행됩니다. '인 콜드 블러드'가 카포티의 시선으로 그려진 사건을 다루고 있다면 영화 '카포티'는 사건을 바라보는 카포티를 바라봅니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건 일가족 살인사건이 아닙니다. 범인들이 왜 그같은 살인을 저질렀는지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직 중요한 건 카포티입니다. 그는 이중성이 느껴지는 사람이었습니다. 범죄자 페리 스미스와 대화를 나누는 그의 모습에서 교활하고 간사하게 그려지는 건 페리가 아닌 카포티였습니다. 오히려 용의자인 딕과 페리는 카포티에게 이용만 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만드지요. 영화가 진행될수록, 사건의 공판이 길어지고 용의자들의 항소가 계속되면서 책의 집필이 늦어지는 데 대한 카포티의 강박관념이 드러납니다. 그리고 그 모습이 너무 위선적이게 느껴집니다. 용의자들과 인터뷰를 하기 위해 카포티는 변호사를 소개해주는 등 호의를 베풉니다. 그리고 그들과 친구라고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카포티의 책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용의자들이 사형선고를 받고 집행이 되어야한다는 것이죠. 영화를 보고 나서 인 콜드 블러드가 상당히 객관적으로 쓰여졌다고 생각됐던 게 뒤집어졌습니다. 철저한 자료조사와 인터뷰로 심혈을 기울여 쓴 책이라고 생각했지만 역시 그 너머에는 인간 '카포티'가 있었습니다.

배우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은 정말 신들린 연기를 보여줍니다. 영화 미션임파서블III로 이미 그의 저음의 굵은 목소리를 접했기에 그가 연기하는 카포티의 약간 혀가 짧고 얇은 중성의 목소리가 그저 신기하게만 느껴졌습니다. 이런 게 진짜 '연기'라는 것이겠죠. 여성스러운 손동작도 너무 섬세했습니다. 저는 카포티를 잘 모르기에 그가 어떤 식으로 말하고 어떤 버릇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가르마 사이를 세심하게 긁는 것이나 두손을 앞으로 모아 조신하게 걷는 것이나, 자세히는 모르지만 카포티를 자연스럽게 연기하고 있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 받을만 하구나 라고 생각했지요. 올초, 주요시상식의 남우주연상을 휩쓴 배우입니다. 카포티를 연기하면서 말이죠. 배우의 연기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영화가 즐겁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을 오랜만에 느껴봅니다.

짤방으로 감독 베넷 밀러의 스틸컷 하나 올립니다. 음~ 미남이시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Posted by 마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