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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15 조디악 (Zodiac) (2)

Media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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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7월4일 미국 독립기념일날 젊은 남녀가 데이트 중에 정체불명의 남자가 쏜 총을 맞고 여자는 죽고 남자만 목숨을 건진다. 뒤이어 계속 비슷한 연쇄살인이 일어나고 자신을 조디악이라고 밝힌 남자는 샌프란시스코의 한 신문사에 범죄내용을 소개하며 자신에 대한 단서가 숨겨진 암호문을 편지로 보낸다. 신문사의 삽화가로 일하는 로버트, 같은 신문사 기자 폴, 형사 데이빗은 각자의 방식으로 조디악의 정체를 밝히려 한다.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만들었다지만 <세븐>이나 <파이트클럽>같은 스타일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실망하고 나올 것 같다. <조디악>은 그동안 보아온 핀처감독의 영화와는 다르게 멋을 많이 죽인 영화다. 담담하고 건조한 느낌이랄까. 스타일 빼고 영화내용 자체를 들여다 본다면 사건일지를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같다. 기대했던 긴박감이나 범인과의 두뇌싸움은 비중도 적을 뿐더러 영화의 큰 실마리가 되지 않는다. 아무래도 이 영화는 실화자체를 별다른 기교없이 담담하게 보여주려고 한 것 같다. 힘이 덜 들어간 영화, 그래서 조금 지루한 면도 없지않아 느껴졌다.

영화는 연쇄살인범 '조디악'의 정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를 쫓았던 세 남자의 인생을 간략하게 시간의 흐름에 맞추어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추었던 것 같다. 물론 거기에는 영화의 판단을 담지 않고 사실 그대로 보여주려고 한 것 같다. 하지만 사실에 너무 초점을 맞추다 보니 영화를 감상할 때는 감정이 잘 전달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69년부터 90년대까지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이지만 좀 더 짧은 시간을 좀 더 깊이 있게 다뤘으면 하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왜냐면 너무 많은 에피소드를 담아내려 하다 보니 전개는 빠른데 간략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마음 깊게 와닿는 게 없었다. 조디악의 정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가 인물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다룬 거였다면 차라리 하나의 인물을 골라서 그의 내적인 갈등과 외적인 갈등을 좀 더 깊게 그려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긴 어디까지나 영화의 해석을 아낀 느낌이라 아마 그런식으로 인물에 대한 판단을 하고 들어갔다면 연출의도와는 맞지 않은 접근이었을 것이다. 그래도....^^a

스릴러 영화의 특징이 초반부는 재밌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영화도 중반까지는 흥미있고 재밌는데 갈수록 기운이 빠지는 영화였다. 만약 그게 초반의 열정과는 다르게 갈수록 무력해지고 낙담해 가는 인물들과 호흡을 맞춘 거라면 이 영화는 성공이다! 범인의 정체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그를 쫓았던 세 명의 각기다른 직업군의 인물들에게 초점을 맞춘 건 신선한 접근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좀 깊은 해석(?)을 하지 않는다면 쉽게 와닿지 않는 영화이므로 우리나라에서 흥행은 못 할 것 같다.

Posted by 마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