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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30 살인의 해석 * 제드 러벤펠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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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년 미국의 클라크대학 강연에 초청된 프로이트는 그의 제자 융과 프로이트를 지지하는 정신분열연구가 산도르 페렌치와 함께 뉴욕에 도착한다. 그리고 같은 날 뉴욕의 고급아파트에서 젊은 미모의 여성이 살해된다. 사건을 보고받은 뉴욕시장은 사건의 중대함을 감안해 뉴욕에 온 프로이트 박사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프로이트 박사는 그를 안내하는 영거박사에게 사건의 정신분석을 맡게 한다.

도서관에 스터~뤼라는 걸 하러 갔는데 짬이 나서 이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웬걸, 하필 그 부분이 영거박사와 노라가 미묘한 심리전을 벌일 때였다. 밀고 당기는 감정싸움이 한창 진행중인데 책을 덮을 수가 있어야지. 결국 오늘 다 읽었다. 누가 보면 자리도 안 뜨고 공부 진짜 열심히 하는 애인 줄 오해했겠다. 책을 소개하는 걸 보면 프로이트와 융이 전면에 나오는데 사실 이 책에서 그들은 어찌보면 맥커핀이라고 볼 수 있고 두개의 독립된 이야기가 진행된다고 할 수 있겠다. 하나는 살인사건이 일어난 미스터리 부분이고 또 하나는 프로이트와 융 그리고 뉴욕삼두회와의 갈등을 그린 부분이다. 하나는 팩션이고 또 하나는 역사적으로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작가의 의도성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러니까 작가는 원래 쓰고자 했던 본 이야기에 평소 생각해 왔던 프로이트와 융과의 갈등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섞은 것 같다. 사건에 조언자로 프로이트가 살짝 관여하는 것 빼고는 살인사건과는 큰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야기의 전개가 처음 장편소설을 출판하는 법학교수의 글이라고 하기에는 짜임이 있고 무엇보다 재미있게 전개된다. 심리학의 대가인 프로이트가 등장인물로 나오는 만큼 심리학적인 해석이 들어가 있어서 책을 읽다보면 이야기에 한발짝 비껴나 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흥미있는 이야기 전개와 내가 좋아라하는 밀고당기는 사랑싸움도 나오고 무엇보다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니 롤리타신드롬으로 판단되는 소재도 나오고 여러가지 다양한 심리학 소재들이 나와서 여러가지 지적인 해석을 골고루 접할 수 있어서 이야기에 푹 빠져있을 수 있었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소재는 20세기 초의 뉴욕상류사회를 다뤘다는 점이다. 디스커버리 채널에서나 볼 수 있는 당시의 뉴욕의 모습이 소설 속에 중요 배경으로 나온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상류사회 아가씨들을 다룬 소설은 접할 기회가 많았는데 이쪽 상류사회아가씨들을 다룬 걸 읽은 건 이 책이 처음인 것 같다. 한창 공사중인 뉴욕의 풍경도 이색적이었고. 책을 읽으면서 큰 흠이 보이지 않는 책이었다. 예측하지 못했던 반전으로 사건이 마무리 되고 이뤄졌으면 하는 인물들의 결말도 나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모로 맘에 드는 책이다.

작가는 이야기의 결말을 미리 정하고 글을 쓴 것 같다. 동시간대에 인물별로 파트를 나눠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그렇게 자연스럽게 흐름을 끊을 수 있다는 건 아마도 작가가 처음 중간 끝을 전부 설정하고 글을 썼나보다라고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인데 아니나 다를까 나중에 작가해설부분을 읽으니 꼼꼼하게 조사해서 쓴 글이라고 한다. 거기에 실존인물들도 대거 등장하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허구라고 거듭 강조하는 걸 보니 소설에서 까이는(^^;) 실존인물들에 대한 뒷탈이 걱정이 되긴 했나보다. 융에 대한 적개심이 노골적으로 드러나서 살짝 걱정이 됐는데 말이다.

Posted by 마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