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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1.16 4teen * 이시다 이라 (3)

제목에서 의미하는 것처럼 이 소설은 성장소설이다. 4명의 십대가 주인공이고 그들의 나이가 열 네살이다. 중학교 2학년에 해당하는 나이로 열 네살 소년들의 눈으로 본 세상은 어떤 모습인지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도쿄라는 대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네 명의 소년들은 전형적인 도시의 아이들이다. 대도시의 스카이라인 속 빌딩과 긴자거리, 공원이 놀이터이자 본부이다. 네 명의 친구들은 서로 다른 가정환경에서 자랐지만 사총사라고 불러도 될만큼 서로를 아껴주고 의리로 똘똘뭉친 녀석들이다. 이 책의 서술자며 넷 중에서도 가장 평범한 데츠로, 중상층인 부모님과 함께 중간규모의 아파트에 살며 별다른 문제도 없는 지극히 평범한 열 네살 소년이다. 100미터가 넘는 초고층 아파트에 사는 부유한 환경의 나오토, 하지만 나오토는 조로증 환자로 병명은 베르너 증후군이다. 체구는 작지만 똑똑하고 머리가 잘 돌아가는 이들 네 녀석의 핵심브레인 준, 이들중 가장 덩치도 크고 마음씨 착하고 의리있는 녀석이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운 다이(大). 성에대한 호기심이 가장 강하며 포르노잡지를 보물다루듯 하는 어쩔 수 없는 사춘기 소년들이다.

책에는, 열 네살 소년의 눈으로 본 원조교제, 거식증과 폭식증, 연예인에 대한 관심, 불륜,죽음, 동성애, 가정폭력, 미혼모, 등의 굵직굵직한 일들이 다뤄지지만 우리가 시사프로그램에서 보아 온 것처럼 심각하게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열 네살 소년들이 본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나도 물론 열 네살이었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나는 책에 나오는 소년들과는 다르게 얌전하고 이들보다 비교도 안될 정도로 평범하게 보냈다. 성보다는 연예인에 관심이 많았으며 그런 연예인들에 대한 팬픽이 유행이었다는 것, 교과서 보다는 만화책을 아주 소중히 다뤘다는 정도, 학교에서 공부시간에 몰래 보다가 선생님들에게 압수를 당한 적도 여러번 있었다. 내가 여기서 굳이 내 열 네살 시절을 얘기하는 건 이 책을 읽으면 누구나 잠깐동안은 열 네살의 추억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도 물론 그랬으니깐. 지금 열 네살인 중학생들이 보는 것보다는 학교를 졸업한 어른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

“난 변한다는 게 무서워. 다들 조금씩 변하다가, 어느 순간 오늘 여기서 우리가 느꼈던 이 기분을 깡그리 잊어버리는 거. 우리 모두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될 거야. 세상에 나가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이런 시절을 무시해버릴지도 몰라. 그건 중딩 시절의 놀이였다고. 아무것도 모르는 꼬마였다고. 그렇지만 그런 때일수록 지금의 마음을 되새겨야 해. 변해서 좋은 게 있고, 변해서 안 좋은 게 있어.”

Posted by 마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