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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8.11 옥문도 * 요코미조 세이시 (4)

전쟁이 끝나고 귀환선 안에서 죽어간 전우, 기토 치마타. 그가 긴다이치 코스케에게 죽어가면서 남긴 말, “죽고 싶지 않아.. 내가.. 돌아가지 않으면.. 세 누이동생들이 살해당할 거야.. 사촌이.. 내.. 사촌이..”

에도 시대 때 해적들과 본토에서 유배온 죄인들이 살았던 작은 섬 ‘옥문도’에, 긴다이치 코스케는 공식적으로는 전우의 사망소식을 가족들에게 알리기 위해, 비공식적으로는 치마타의 세 누이동생들의 죽음을 막기 위해 가게 된다.

만화 ‘소년탐정 김전일’은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만화책으로도 유명하고 요즘 케이블만화채널에서 틀어주고 있으니. 긴다이치 코스케는 긴다이치 하지메, 즉 김전일의 만화속에 등장하는 할아버지다. 사람들은 김전일을 보며 “자네 할아버지의 명성은 익히 들었네..”라는 식으로 김전일을 맞는데 거기에 나오는 할아버지가 긴다이치 코스케인 것이다. 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는 작은키에 덥수룩한 머리, 흥분하면 말을 더듬는 버릇이 있는 것으로 책 속에 묘사된다. 명탐정으로 활약하다 태평양 전쟁에 참전하고 일본이 패전하자 귀환하다 옥문도에 들른 것이다.

섬이 갖고 있는 폐쇄성으로 인해 섬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은 읽는 독자에게 호기심을 더 느끼게 하는 것 같다. 섬이 갖고 있는 공간적인 한계로 인해 범인은 섬 안에 있는 몇 안되는 인물들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가까운 곳에 범인이 있다는 얘기. 섬주민들도 육지에서 온 사람들에게 쉽게 그들의 속내를 보이지 않는다.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고 어딘지 모르게 수상한 구석들도 있고.

소설의 성격이 정통쪽이기 때문에 트릭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여기서 중요하게 등장하는 소재는 하이쿠다. 하이쿠는 5.7.5조의 일본단시로 긴다이치가 추리를 하는데 요긴하게 쓰일 뿐만 아니라 범인 역시 살인에 하이쿠를 이용한다.

작가인 요코미조 세이시는 에도가와 란포와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추리소설의 거장이라고 한다. 란포의 권유로 본격적으로 추리소설을 쓴 그는 당시 영미권 추리소설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책은 고전격인 정통추리소설의 성격을 띤다. 쉽게 말해 수수께끼풀이가 중심이 되는 소설말이다. 특별히 구분을 두고 책을 고르는 건 아니지만 탐정이 등장해서 거의 마지막에 트릭을 설명하고 범인을 지목하는 식의 소설이 사실 더 재밌는 것 같기도 하다. “왜”그런 건지에 중점을 두고 서술되는 것보다는 말이다. 물론 특별히 정해놓은 건 아니지만..

책의 디자인이 눈에 띈다. 요염하면서도 일본 냄새도 나는 것 같고.. 사실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책을 고른 건지도 모르겠다. 손에 잡히는 느낌도 딱 맞는 것 같고.. 무엇보다 책이 재밌다. 내용이 재밌어서 그런지 다른 책들에 비해 책을 빨리 본 편이다. 일본색이 짙기 때문에 역주로 설명이 되도 쉽게 상상이 안되는 부분도 몇군데 있었지만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책값은 비싼 편이다. 한 장 되겠다. 반양장본이지만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다. 그렇게 두꺼운 것도 아닌데..

Posted by 마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