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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17 체Che, 회상 * 알레이다 마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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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전세계 젊은이들의 우상이 된 라틴 아메리카의 전설적인 혁명가 '체 게바라', 이 책은 체의 부인인 알레이다 마치의 남편 '체'에 대한 회고록이다. 덤덤하기만 했던 체와의 첫만남에서, 독재정권을 몰아내고 쿠바의 혁명을 이룬 뒤 체와의 결혼생활, 이별 뒤의 남은 이야기를 담았다.

<체Che, 회상>에서는 한 남자를 사랑했던 여인의 그리움의 감정이 절절하게 흐르고 있다. 어느덧, 그녀는 손자손녀가 여덟이나 되는 할머니가 되었다. 체와 그녀의 사랑의 결실로 태어난 네 아이는 장성해서 의사와 변호사로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 체 게바라 평전>을 읽었을 때 평면적 나열 방식에 적응하지 못한 나는 내용을 소화하지 못했었다. 결국 체에 대한 텍스트는 나의 감성에 그 어떤 울림도 남기지 못했다. <체Che, 회상>을 읽은 지금 다시 평전을 손에 들었다. 좀더 느긋하게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인간'이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거, 무척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다. 체는 아름다운 인간이었다. <체Che, 회상>은 인간 체를 회상하는 책이었다. 특히 사랑을 가득 담아 꿈같은 키스를 날리는 자상한 남편의 편지들은 알레이다 마치가 체가 죽고 난 후 그리움을 견딜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주었을 것이다. 그녀에게 남편 체는 그녀가 온전히 품에 안기에는 큰사람이었다. 체는 라틴 아메리카의 굶주리고 고통받는 민중을 위해 몸을 던졌다. 체의 그런 신념과 결심은 결혼 후 아이들이 태어나고 쿠바의 혁명을 목도하고 있는 와중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체는 다시 콩고로, 그리고 그의 마지막 숨결이 남게 될 볼리비아로 떠난다. 어린 네 아이와 서른중반도 안된 고운 아내를 남겨두고. 떠나있는 와중에도 그는 절절한 안타까움과 미안함을 담은 편지를 아내에게 썼다. 알레이다에게는 평생 잊지못할 남편과의 마지막 만남에서는 체는 그토록 입에서만 맴돌던 아내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시로 남겼다. 시에는 홀로 남을 아내에 대한 걱정과 가족을 남기고 떠나야만 하는 혁명가가 스스로의 어깨에 짊어진 희생이 담보된 고통스런 삶에 대한 번민과 슬픔이 서려있었다

체 게바라를 가장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나라는 체가 그토록 싫어했던 미국이다. 체는 볼리비아에서 미국 CIA에 의해 암살당했다. 그리고 미국의 고도의 자본주의가 녹아있는 할리우드에서 현재 체를 소재로 한 '게릴라'라는 영화가 본격적인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도 체는 티셔츠, 각종 출판물, 영화, 다양한 상표명, 그리고 트레이드마크인 베레모를 쓴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하나의 이미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영웅은 자본주의사회에서 흔한 '상품'이 되었다. 아이러니한 현실을 보며 체는 지하에서 웃고 있을까, 울고 있을까.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간직하자!"라고 외친 이 위대한 영웅의 특별한 희생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누렸다. 짧지만 뜨겁게 살다간 인간 '체'를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상사이자 동료, 남편이자 위대한 혁명가였던 '인간' 체를 향한 존경과 그리움이 이제는 노인이 된 알레이다 미치의 도도한 세월을 견뎌낸 덤덤함 속에 묻어있다. 그리고 그녀의 기억 속에서도, 우리의 기억 속에서도 이 젊은 혁명영웅은 베레모를 쓰고 비스듬하게 서있는 자세로 시가를 물고 녹색군복을 입고 있는 누구보다 선한 눈을 가진 '휴머니스트'로 기억 될 것이다. 체, 그는 늙지 않는다.  

Posted by 마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