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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4.27 장미 도둑 * 아사다 지로 (2)

요즘 나름대로 바쁜 하루를 보내는 관계로 책 읽을 시간이 좀처럼 없다. 그런 의미에서 단편집을 고른 건 참 다행이다. 짧은 시간 안에 읽을 수 있는 단편들은 읽고 소화시키기에도 부담이 없고 특히 그 이야기들이 마음에 담기고 재밌게 읽힌다면 더더욱 다행한 일이다. 작가 아사다 지로의 작품들을 본격적으로 접하기 전, 준비운동격으로 고른 '장미도둑'은 잔잔하고 소소한 일상이 담겨 있는 단편집이다. 6개의 이야기로 구성이 돼 있는데 그중 기억에 남는 건, [히나마츠리], [장미도둑], [가인(佳人)] 이렇게 세 편이었다.

히나마츠리는 예비 중학생인 야요이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야요이의 엄마는 혼자서 야요이를 키우고 있다. 아버지는 얼굴도 모르고 알고 싶지도 않은 사람이지만 그들 모녀에게는 든든한 요시이 아저씨가 있다. 엄마보다 열 두살이 어리고 야요이보다는 열 두살이 많은 용띠 띠동감, 그런 요시이 아저씨는 엄마를 사랑하고 야요이를 좋아한다. 그 누구보다 엄마와 요시이 아저씨가 잘되길 바라는 야요이지만 자기 때문에 엄마와 아저씨가 헤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런 야요이가 미안한 마음과 요시이 아저씨와 엄마에 대한 사랑으로 마음을 열어가는 이야기다.

장미도둑은 편지글로 이루어진 글이다. 아들 요이치가 여객선의 캡틴으로 있는 아빠에게 올리는 편지들이었는데 제일 재밌는 단편이었다. 뭐하나 부족할 것 없이 사는 부자들만 사는 동네에서 벌어진 장미도난 사건. 아이의 순진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데 그게 그렇게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정성스럽게 장미를 가꾸는 요이치와 이웃들의 장미를 훔쳐간 사람은 끝끝내 밝혀지지 않지만 읽는 사람은 알게 된다. 아마 당신이 어른이라면 말이다. 편지를 쓰는 요이치가 끝까지 눈치 채지 못하는 순진함을 잃지 않은 게 더 좋았다.

가인은 결말이 예상하지 못한 거였다.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싶었지만 그래서 나도 고정관념으로 가득찬 사람중에 한 명 인가보다. 두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어주고 싶다. 그게 사랑이니깐^^;

늘 이야기가 긴 장편들만 보다가 단편을 읽어보니 사실 처음에는 어색했다. 하지만 그 짧은 이야기들에도 감동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니 앞으로도 단편집을 많이 읽어봐야겠다. 그리고 아사다 지로는 앞으로도 기대해야겠다. 아직 읽어보지 못한 책이 많으니 하나하나 찾아 읽는 재미도 쏠쏠할 듯. 실망하지 않을 것 같다. 

Posted by 마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