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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9.08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로렌 슬레이터 (6)

우리 생활과 아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심리학. 이 책은 그 심리학 중에서도 작가가 생각했을 때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실험들 10개를 선별해 소개하고 있다. 단순히 실험내용과 의의만을 적어 놓은 것이 아니라 높이 평가할 건 띄워주면서 아쉬운 점이나 실험들이 간과했던 점은 논리적으로 비판한다. 맹목적으로 그저 대단하고 또 대단하다고 입에 발린 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조목조목 따질 건 따져가며 실험을 소개한다.

자신의 딸을 서커스 동물처럼 훈련시키기 위해 상자를 만들어 인간에게는 처벌보다는 보상이 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한 스키너의 상자부터 미리 연출된 가짜 상황을 통해 인간이 불합리한 권위 앞에도 복종할 수 있음을 밝힌 밀그램의 전기 충격 기계 실험, 밤 늦게 귀가하던 여성이 괴한에 의해 강간당하고 살해당해도 창문을 통해 이를 목격한 38명의 주민들이 침묵한 이유를 실험을 통해 증명한 달리와 라타네의 연기실험, 철사 원숭이와 천 원숭이를 통해 스킨쉽의 중요성을 보여준 해리 할로의 철사 원숭이 실험등 흥미있는 실험을 소개하며 인간 행동의 근본적인 이유와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그 외에도 더 재밌고 흥미있는 실험들이 나오지만 그 모든 내용을 다 압축해서 설명하기란 내 머리가 따라주지 않음을 알기에 간략적인 설명은 여기에서 줄이도록 하고.

이젠 왜 이 책이 흥미있고 재밌었는지 설명해야겠다. 우선 작가가 오질라게 글을 잘 쓴다. 이렇게 논리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면서도 실험들이 갖고 있는 의미들이 묻히지 않았던 건 그녀가 자신의 생각과 실험들의 성격을 적절하게 조화 시켰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이해가 아주 잘 됐다. 내가 그렇게 이해력이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이 정도 이해했다면 웬만한 분들도 별 무리없이 따라갈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그리고 이야기체로 쓰여져 있기 때문에 전문용어 나발나발 거리며 가뜩이나 무거운 주제를 무겁게 풀어나가는 인문서적등에 염증을 느낀 사람이라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도서관에 앉아 관련서적들만 찾아가며 앉아서 쓴 게 아니라 그 실험에 관련된 인물들과 직접 만나 그들과 인터뷰를 하며 책을 완성해 나간 거기 때문에 더 신뢰할 수 있었고 좋은 느낌을 갖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느꼈던 경험들을 책의 내용에 투영해서 보는 재미도 있었다. 내가 가장 많은 긍정의 생각들을 보내며 읽은 부분은 달리와 라타네의 연기 실험인데, 이 실험은 바로 눈 앞에서 강간당하는 여성을 보았으면서도 침묵한 38명의 증인들을 통해 '왜?'라는 의문으로 실험을 시작한 달리와 라타네 두 심리학자에 관한 이야기다. 둘은 살인을 모방할 수 없기에 간질발작으로 바꾸고 대학생 피실험자들을 모집했다. 모집된 학생들은 격리된 방에서 2분동안 마이크로 대학생활에 대한 어려운 점을 털어놓도록 되어 있었다. 미리 녹음된 목소리를 옆방에 틀어놓은 지도 모르며 자기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피실험자들은 옆방에서 간질 학생의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처음에는 흠짓했지만 아무도 그 학생에게 관심을 보여주지 않자 자신들 또한 묵인해 버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는 사람들이 많으면 더 많은 안정을 느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많은 사람들이 막상 위기상황이 닥쳤을 땐 별다른 도움이 안된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우리는 무리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안정을 느끼지만 방관하는 집단으로 인해 도움을 주는 행위가 억제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단 한명의 사람과 함께 하다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을 받을 확률이 더 많다는 것이다.

난 이와 비슷한 경험을 고등학교때 경험했던 것 같다. 당시 학교 매점에서 아침으로 컵라면을 먹고 있었는데 한 학생이 갑자기 발작증세를 보였었다. 바닥으로 쓰러진 그 학생은 몸을 심하게 떨었고 함께 있던 학생은 너무 당황한 나머지 울면서 그 학생을 흔들어 보였지만 주위에 있던 학생들은 그저 놀란 눈으로 바라보기만 할 뿐 그 어느 누구도 도움을 주지 못했다. 결국 매점아저씨가 그 학생을 업고 양호실로 갔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그게 그렇게 심각하게 와닿지 않았는데 책을 읽으며 당시 생각이 났는데 나 역시 침묵만 한 저 38명을 비난할 처지가 못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안 그럴 거라는 생각'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하지만 만약 내 앞에서 누군가가 위험에 처했고 그 주위에 여러사람이 함께 있다면 나 역시 방관만 한 저 38중에 한명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Posted by 마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