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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7.06 하이 크라임스 * 조지프 파인더 (4)

하버드 로스쿨의 교수이자 잘나가는 변호사인 클레어에게 어느 날 불행이 닥친다. 사랑하는 남편 톰이 13년전 엘살바도르에서 민간인 87명을 무참히 학살한 혐의로 그녀가 보는 앞에서 정보기관에 체포되고 만 것이다. 특수부대원으로 활동하다 살인혐의와 탈영 혐의로 도망자였던 그녀의 남편은 신분을 속이고 그동안 그녀와 딸아이와 함께 살았던 것이다. 눈 앞에 펼쳐진 믿을 수 없는 현실, 클레어는 남편이 억울한 누명을 썼다고 판단하고 그를 빼내기 위해 정부를 상대로 재판을 벌인다.

오랜만에 읽어보는 법정소설이다. 다 읽고 나면 긴 재판이 끝난 것처럼 몸이 나른하고 피곤하다. 개인적으로 법정소설도 좋아하는데 법정소설에는 뻔한 공식이 있는 것 같다. 힘든 싸움이라는 것, 재판이 끝나갈수록 구석까지 몰리는 불리한 증거들이 속속 등장하고, 화려한 경력의 실력파 검사를 상대해야 하고 주인공의 의뢰인은 어딘지 수상하기만 하다. 이 소설도 그런 패턴과 비슷하게 전개된다. 대체적으로 영화 ‘어퓨굿맨’과 비슷하다. 군법재판을 소재로 했다는 것도 그렇고 국방부를 상대로 하는 힘든 재판이라는 점도 그렇고.

반전이 있지만 예측하기 쉬웠던 것 같다. 힌트를 대놓고 주는 건 아니지만, 복선도 몇 군데 깔려 있고 여러 가지 가능성중 하나였기 때문에 결말이 그렇게 났어도 별로 놀라지 않았다.^^; 논리적인 말이 바쁘게 오가는 법정씬은 타고난 이야기꾼이 아닌 이상 쓰기 어려운 작가의 능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뒤가 척척 맞는 줄거리의 짜임새도 괜찮았고 주인공 클레어도 실력있는 변호사답게 말로써 상대를 궁지에 몰아넣는다. 다음 재판에선 어떤 재치있는 말로 위기를 벗어나는지 기대를 하게 만드니 말이다.

법정스릴러를 좋아한다면 한 번 읽어보시길. 플롯도 괜찮고 법정씬도 좋았고, 무엇보다 재미도 있었고 책값대비(7500원) 내용도 만족스러웠다. 작가의 네임밸류도 괜찮고, 우리나라에서 요즘 출판되는 책의 겉모습과는 조금 다른 영어원서소설처럼 생겼다. 종이재질도 비슷한 거 같고, 가볍고 편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요즘 열린책들에서 가끔 이런 비슷한 디자인의 책이 나오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무엇보다 들고 다니기 편하다. 종종 이렇게 책을 만들어 주면 좋을 것 같다. 별 것도 아닌 책이 양장본이라고 값만 올라서 나오는 건 별로 반갑지 않다구. 종이가 좀 까칠까칠하고 누러면 어때. 책값 저렴하고 휴대하기 편해서 오히려 더 좋았는걸.

Posted by 마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