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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7.10 다른 사람 글씨체 흉내내기 (4)

저도 가끔 저를 보고 놀라곤 하는데, 괴상한(?) 거에 관심이 많다는 거예요. 그 중에 하나가 ‘글씨체’죠. 제 오랜 취미중에 하나가 남의 글씨체 흉내내기인데요. 이건 세심한 관찰력과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어려운 취미라고 자부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이어온 취미니 에피소드도 많고 할 말도 많네요. 친구들에게 숙제 베낄려고 공책을 빌리는데, 제 마음에 불을 확~지피는 그런 글씨체들이 있었습니다. 잘 쓴 글씨에 깔끔하고 무엇보다 개성이 있어야 하죠. 이젠 그 글씨체는 제 사냥감이 되는 겁니다. 따라하고 싶다는 유혹에서 좀처럼 벗어날 수가 없게 만들죠. 어린나이에도 이런 멋진 글씨체를 창조해 낼 수 있는지 감탄하게 되는 거죠. 'ㅂ'을 이렇게 쓸 수도 있구나, 어쩜 여기서 이걸 꺾을 생각을.. 그때부터 취미활동 시작입니다. 관찰해야죠. 'ㅂ'이 어떻게 써지는지부터 모음을 쓸 때도 앞의 자음들의 영향을 받아 모양이 달라지죠. 전부 체크를 해야 비슷하게 흉내라도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비슷하게 흉내를 낼 수 있으면 그걸로 만족하죠.^^; 끝이 좀 싱겁네요. 네! 그냥 자기 만족으로 끝나는 괴취미입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이어온 취미인데 지금은 사실 흥미가 많이 떨어진 게 사실이에요. 그렇지만 지금도 가끔 멋진 글씨체를 보면 한 번 도전해보고 싶기도 해요^^ㅋ

그러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글씨체를 보면 사람이 보인다는 겁니다. 글씨를 예쁘게 또박또박 쓰는 사람은 성격이 꼼꼼한 사람이 많습니다. 깔끔하기도 하고요.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모범생들이 많죠. 그리고 손이 통통한 사람들은 'ㅇ'을 크게 쓰는 거 같고, 남자인데 글씨를 여자들처럼 이쁘게 쓰는 사람들이 있는데 성격을 보면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고, 까다로운 구석도 있는 거 같고요. 그리고 많이 알고 계시겠지만 남자랑 여자랑 펜을 잡는 것도 차이가 좀 있더라고요. 제가 보아온 남자분들은 펜을 잡을 때 검지와 엄지만 모아서 펜끝을 잡고 쓰더라고요. 언뜻보면 엄지검지만 이용해서 글을 쓰는 거 같기도 합니다. 여자들은 새끼 손가락만 옆으로 빼서 글을 쓰는 사람도 많고요. 제가 생각하는 특징은 요런 것들입니다. 쓰고 나니 별 거 없네요.--;

근데 이 취미의 부작용은 글씨를 막 빨리 쓰다보면, 어떨 땐 전에 흉내냈던 사람들의 글씨체가 나온다는 거예요. 쓰면서도 느낌이 오죠. 아~! 이건 고등학교때 국사선생님의 필체고 이건 영어선생님 필체네라는 식으로.. 그럴 땐 정신차리고 제 글씨체로 쓰는데 가끔 정신없을 때도 있어요^^;

세상은 넓고, 취미는 다양하고, 희한한 인간도 많답니다.^^;;

Posted by 마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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