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009년은 정말 불우한 해였다. 소중한 사람이 죽었고 그 상처를 고스란히 안고 있어야 했다. 원망스러움, 미안함, 그리고 너무너무 간절히 그리운 사람. 엄마!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기다려. 그때가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난 꼭 엄마를 만나러 갈거야. 매일 지갑에 있는 엄마사진을 봐. 닳고 닳도록 들여다 봐. 그러면 꼭 엄마랑 얘기를 나누는 것 같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야. 거실에 있는 엄마사진은 내 방으로 치웠어. 어른들이 그렇게 사진을 잘 보이는 데에다 놓으면 엄마가 갈 수 없대. 며칠을 고민하다가 엄마를 보내주기로 했어. 내 손으로 엄마의 사망신고를 했어. 미친듯이 울줄 알았는데 단 몇분에 모든 게 일사천리로 일이 끝나더라. 엄마를 보내는 건 아니, 지우는 건 정말 간단한 일이었어. 허무할 정도로. 그날 진배(동생)와 단둘이 거실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펑펑 울었어. 엄마 사진을 보면서.

난 엄마한테 지은 죄가 많기 때문에 행복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야. 삶이 불편하고 그지같다고 불평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야. 솔직히 말하면 난 살고 싶은 이유가 없어. 한시라도 빨리 엄마한테 가고 싶어. 그런데 남아 있는 사람, 특히 진배가 너무 눈에 밟혀. 지금은 그냥 견디는 것 같애. 일단은 살아보는 거지. 하지만 어느 순간 그 때가 올 것 같아. 엄마가 있는 그곳이 나는 무섭지 않아. 그곳으로 가는 유일한 방법이 죽음이라는 게 아이러니지만.

2009년 12월31일은 정말 불행한 생각들로 머리가 꽉 차 있었던 날이었어. 나도 내가 무슨 짓을 할지 몰라서 집에 오자마자 8시30부터 불을 끄고 잠을 청했지. 다음날 새해 1월1일은 다른 날들과 똑같았어. 그런데 그때는 정말 충동을 느꼈지. 앞으로 그런 순간이 되게 자주 있을 것 같아. 나 조금씩 미쳐가는 건가?^^a 의식적으로 엄마를 기억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그게 잘 안 돼. 아마 엄마를 머리가 기억하는 게 아니라 마음이 기억하는 건가봐. 문득문득 엄마가 보여. 엄마만 생각나고. 훈련소에 가 있는 진배 생각이 더 많이 나야하는데도 하루종일 엄마만 생각나. 진배한테 미안할 지경이야. 그럴 땐 나도 어쩔 수 없는 우울감이 밀려와. 끝도 없는 절망의 나락으로 순간순간 빠져드는 것 같아. 아무튼 엄마. 나 기다려 줄 수 있지? 

평범했던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돼. 블로그도 오랫동안 방치해두기만 하고.
마빈
Scribble 2010/01/03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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