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女對話

플랫폼에서 길게 늘어선 익숙하지만 도통 적응 안되는 줄을 선 후 단축키 3번을 눌렀어. 언제나처럼 어디야? 저녁 먹었어? 집에 가는 길이야. 피곤하겠네. 피곤하지. 울 아버지와 무뚝뚝한 딸내미의 무뚝뚝한 대화. 나 요즘 돈이라는 걸 벌면서 미치도록 우리 아빠한테 미안해. 울아빠... 아빠라는 이유로 쉬지도 못하고... 항상 어떠냐고 물어보면 뭐든지 괜찮대 별일 아니래. 그냥 괜찮대. 근데 말이지. 이 사회라는 곳이 그렇게 괜찮은 곳이 아니더라고. 근데 울아빠는 이 짓을 몇 년을 해오고 있는 거야. 몇십년이 뭐야. 내가 살아온 날의 곱절이 아닐까... 어떻게 견딘 걸까. 땅파서 돈 나오는 거 아니더라고. 돈 10원도 그냥 생기는 데가 아닌 거더라고. 요즘에 그래서 아빠한테 미안해. 그런 돈 너무 함부로, 아무렇지 않게 받아써서 너무 미안해. 울아빠 성격 실은 나랑 정말 비슷해. 나 이렇게 스트레스 받으면 미칠 것 같은데 울아빠는 어떻게 견딘 걸까. 아빠... 내가 너무 미안해요. 그냥 다... 오랜만에 아빠한테 "아빠 정말 건강해야 돼"라는 말을 한 것 같다. 딴 건 모르겠지만 아픈 데 있으면 절대 그때만큼은 괜찮다고 말하지마. 별일 아니라고 말하지마. 다른 건 다 이해해도 그건 이해 안할 거니까. 아빠! 나보다 더 오래 살아.
마빈
Scribble 2009/08/17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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